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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한게 아닌 그저 약한 사람들

직장인의 즐겁지 않은 인간관계에 대해

by 어떤 사서

어디든 있는 이상한 상사와 피하고 싶은

직장동료 유형이 있을 것이다.


나는 요즘 이 두 가지 사람들을

모두 겪고 있다.


험담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

최대한 객관적이고 간략하게

그들의 특징을 적어보겠다.


일단 동료

기가 세고 절대 지지 않는 성격

센스 있고 얼굴도 예쁘고 일도 잘한다.

그렇기 때문인지

무조건 본인 위주이고

본인이 주목받아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질투하는 것이 느껴진다.

그저 적당히 친하게 지내고 싶다가도

어느 날 내가 그와 나누는 이야기가 늘

누군가를 안 좋게 평가하는 내용뿐이어서

가급적 거리를 두고 싶은 동료이다.


그다음은 상사

일단 분노조절 장애가 있다.

감정변화의 폭이 무척 크다.

막말도 서슴지 않고 예의가 무척 없다.

그리고 내가 느끼기에는

악한 사람으로 보였다.


타인의 비극적인 소식을 들으면

그가 기가 세 보였다는 말을

3초도 못 참고 해버릴때

무척 견디기 힘들었다.


이런 상사의 밑으로 자리이동이

결정 났을때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른다.


나는 모든 사람과 잘 지낸다는 평을 받는다.

그러나 그것은 무척 예민한 HSP타입이기 때문이다.

조직에서 기싸움을 할 만큼 기가 세지도

못하고 이겨낼 자신도 없고

갈등을 겪을 때의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더 싫어 웬만해서는 갈등을 만들지

않으려고 할 뿐이다.


모두들 넌 잘 지낼 거라고

잘 맞출 거라고 하는데

겉으로는 티를 내지 않지만

그런 말조차 듣기 싫을 정도로 예민하다.


나쁜 사람의 옆에 있으면 그 기운이 내게

스미는 듯한 상상도 하는 생각이 많은

타입이기에 적당히 지며

단순하게 살고 싶을 뿐이었다.


어쩌면 지금 조직에서 하루라도 빨리

나오고 싶어 하는

이유에 이런 이유도 클 것이다.

조직의 특성상 끊임없이 촘촘한

인간관계를

맺어야 하기 때문인 그런 이유


최악이라 생각한 그 상사와의

같은 팀이 결정되었을 때,

괴로움을 토로하는 내게

세상 성격 좋고 인간관계에

힘들어 본 적 없어 보이는 지인은


"언니는 잘 지낼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 대신에 이런 말을 했다.


"언니 그 사람들은 악한 사람이 아니고

그냥 약한 사람들 같아요"


그 순간엔 아 절대 아니야!!

네가 너무 착한 사람이기에 그렇게 보이는 걸 거야라며 일갈 무시해 버렸는데…


그러나 점점 그 사람들을 대할 때마다

불쑥 드는 생각들이

'나 역시 약한 사람이고 그래서 회피하는

그런 사람이잖아..'


'저들도 강하지 못하고 약하기 때문에

겁이 많고 상처받을 까 두려운 사람들이

아닐까'


그들이 악한사람인건지 약한 사람인건지

그저 직장동료로 지켜보는 나는 그 진실을

절대 끝까지 알지 못할 거라는 결론이 났다.


그저 내가 그들은 약한 사람들이다.

라고 생각하는 것이 훨씬 마음이 편해진다는 사실이 더 중요했다.


그래, 그들이 악하고 악마고 검은 속마음을 가졌을 수도 있어.

하지만 내가 그렇다고 판단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


그냥 저들도 나처럼 약할 뿐이라고

그저 힘들게 조직에서 직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일 뿐이라고

그렇게 생각하니 그들에 대한 미움이나

두려움이 훨씬 줄어들었다.


피하고만 싶은 인간들과 어쩔 수 없이

부딪히고 살아야 한다면

약간의 생각의 전환과 함께

도움이 될 만한 책들도 읽어보길 추천한다.




✅ 어떤 사서의 오늘의 책처방 ✅


『인간관계론, 데일카네기』
: 읽다 보면 뭔 헛소리!!라는 모든 구절구절들이 진리이고 맞말투성이다. 그냥 속은 셈 치고 데일카네기가 시키는 대로 그 역할을 연기라도 해보자.
딱 이주일만



『마음의 기술, 안 엘렌 클레르, 뱅상 트리부 』
: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행동과 생각을 수정하고 강렬한 감정을 조절하는 법을 안내하는 책


『장자:내편, 장자 지음』
: 지금껏 만났던 가장 존경하는 분이 추천해 주신 책, 힘들다고 무섭다고 한탄 가득한 블로그 글에 이 책을 추천해 주셨다. 실제로 이 책은 나를 자유에 가까운 사람으로 점점 변하게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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