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치고만 싶을때 추천하는 3권의 책 처방
언제부턴가 발표가 너무 싫었다.
학교 다닐때는 책을 대표로 읽는 것도
싫을 정도였다.
사람들 앞에서 무언가 말해야 하는
상황이 두려웠다.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겠는 채로
시간이 흐르고 머릿속은 하얘지고
앞에 나서야 하는 순간이 너무 무서워
몇 번이나 피했다.
눈 딱 감고 발표 한번 하면 인정 받을
순간에도 결국은 마지막에 포기하고 말았던 순간들도 여러번..
발표를 잘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했다.
말을 잘해서가 아니라
그 앞에 설 수 있다는 그 자체로 이미
능력이자, 기회이자, 어떤 인정을 받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첫째와 둘째를 키우며 6년간 육아휴직을 가졌다.
그 시간의 나는 자신감이 더 없어지며
면접자리조차 두려워할 정도였다.
그래서 원래 있던 그 지역으로
복직하고 싶지 않았다.
그 지역도서관은 연말마다 담당자가
사업 계획을 발표해야 했다.
그 자리에서 발표하는 상상만으로도
숨이 막혀왔고,
결국 나는 그 조직을 떠났다.
오직 그 이유만은 아니었지만,
여러 이유중에 그 이유도 분명히 있었다.
그랬던 내가, 정확히 4년 후
수백 명 앞에서 1시간 넘게 발표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
도서관 대회에서, 그것도 내가 맡은 일을
소개하는 자리였다.(사진이 그 장면)
연말에 도서관에서 사업 계획 발표하는
수준이 아니었다.
도망치고 도망쳤지만 결국 그것은
더 커다래져서 내게
다시 찾아왔다.
발표를 아주 성공적으로 끝낸 후
발표에 대한 두려움은 조금 사라졌다.
몇년 전 휴직중 서울에 있는 개관예정인
도서관 전입 시험에 합격했다.
아주 좋은 기회였다.
마포에 살 수 있다는 설렘도 컸다.
하지만 그 설렘은 오래가지 않았다.
가지 않기로 했기때문이다.
그 선택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서울에 가면 매주 시댁에 들를 수 있겠다는 남편의 말에 왠지 힘이 빠졌고
시댁 2층에서 아이들과 지내라는 아버님의말엔 가슴이 답답해졌다.
“가지 말라”던 엄마의 말,
돌아가신 아버지가 꿈에 나왔다는
이야기까지.
결정적으로는, 그 큰 도서관의 개관 업무를 맡게 된다는 부담감이 너무 컸다.
그때 첫째는 여섯 살, 둘째는 세 살이었다.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시댁 2층에 살면서
복직하고, 개관을 준비하는 힘든 일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밀려왔다.
그 모든 걸 떠올리며 결국은
그 자리를 피했다.
그리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래, 잘했어. 개관 업무는 너무 힘들어. 잘 피한거야..!!!“
그러나 그로부터 정확히 4년 후,
나는 결국 또 하나의 큰 도서관 개관 업무를맡게 되었다.
피해서 옮겨온 조직에서,
또다시 TF팀부터 개관 행사까지
모든 것을 내가 준비하고 결정해야 했다.
그때 온전히 깨달았던 것 같다.
도망친곳에 안식이나 낙원은 없었다.
내가 피하고 싶은 무언가로부터 도망치면
그 일은 결국 더 큰 그림자로
나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오히려 피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
차라리 부딪쳐 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나를 더 힘들고 지치게 만들었다.
그래서 이번엔 도망치지 않기로 했다.
당장 면직하고 싶을만큼 가고 싶지 않은
자리로 가는것,
피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피하면 또 어떻게, 언제, 어떤 형태로
그 일이 더 커져서 돌아올지
이제는 너무 잘 알기에
피하는 건 상책이 아니란 걸 이제는 안다.
2년 후, 내가 면직을 하게 된다면
이제는 내가 더이상 하기 싫어서 도망치는 것이 아닌
‘할 만큼 다 해봤고, 그보다 더 하고픈 일을 위해 떠나는 것’이라는 걸
나 자신이 확신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도망치고 싶었던
그 자리를 갔고
그 시간들을 의미있게 하고 위해
오늘도 계속 쓰고 있다.
내가 읽은 이 세권의 책들이 나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알려주었기에
더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도망치고 싶다면 도망대신 하라.
무엇이든 실행하라
내가 원하는 것 내가 가고 싶는
곳으로 갈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것을
� 어떤 사서의 오늘의 책처방 �
『강철 멘탈 되는 법』
: Just Do It! 행동 자체가 해답임을
알려주는 책.
『행동하지 않으면 인생은 바뀌지 않는다』
: 작지만 구체적인 실천이 인생을 바꾼다는 걸 보여준다.
부담스럽지 않게 나도 ‘한 번 해볼까’ 싶게 만든다.
『보도 섀퍼, 이기는 습관』
: 읽다 보면 지금 당장 무언가를 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든다.
기본 중의 기본 추천도서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도망치고 싶은 그 앞에서 숨죽이고 있다면
눈 딱 감고 한 발 내딛어보기를.
피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부딪히고 나서 후회하는 것이
덜 아프고 더 단단하다는 걸
저와 이 책들이 보장합니다.
힘든 그 첫걸음 뒤에서 저도 응원할게요.
부딪힌 그 자리도
생각보다 최악은 아닐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