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정우 Nov 12. 2024

인천 앞바다

마르지 않을 큰 물 웅덩이

날씨: 맑음

최고기온: 18도

최저기온: 11도


오늘도 일어나다.

오늘은 포근했던 이불속에서 일어난다.

오늘은 뭔가 따듯했던 아침이었다.

나는 기분 좋게 화장실로가 바로 씻은 다음

준비물을 챙긴다. 모의고사 총합 문제지,

채식주의자, 미술교양책, 필통, 진통제 등등

나에게 없어선 안 될 물건들이다.

내가 살아갈 인생을 미치도록 해주는 것 들이다.

인생에 미쳐 산다는 건 나쁘지만은 않다. 

다른 친구들을 보면 학원을 가는 게 반이다.

근데 공부 시간을 보면 이게 과연 중학생일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오래 한다. 많게는 9시간

적게는 5~6시간 정도다. 나는 학원을 안 다닌다.

그 대신 나는 글을 쓰거나 독서를 한다.

친구들은 미쳤냐고 하지만 나는 친구들과는 다르게

공부는 학교에서만 한다. 허나 뒤떨어지지는 않는다.

딱 중간에 들어가는 정도로만 공부를 한다.

이렇게 미친 건 나쁜 게 아니다. 진정으로 미친 거는

학교 중심 교육이 아닌 학원 중심으로 돌아가는

교육이고 아무리 학생들의 교육이라고는 하지만

과도한 교육 때문에 취미 활동과 여가 활동을 방해하는

이 교육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어떤 학부모가 학교에

공부를 어떻게 시키는 거냐라고 학교에 민원을 넣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다. 나는 화가 났다.

학부모는 이 학교에서 공부를 한 적이 있는가,

이 교육제도 안에서 학업을 한 적이 있는가,

자녀의 마음을 알기나 하는가.

애들을 보면 하나 같이 불쌍하게 산다.

기말고사 때면 곡소리가 이리저리 들린다.

나는 여유롭게 만족하고 있지만

다른 애들은 그깟 점수 1점 하나로 울기도 하고

한강에서 물 온도를 확인한다는 둥 안 좋은

농담을 하기도 한다. 나는 미쳐야 이 나라에서

살 수 있다고 다짐했다. 미친 건 하나의 생존 방법이다.


바다 앞으로 가다.

오늘은 동아리가 껴있었다.

나는 의외로 과학 동아리에 속해 있다.

그렇다고 과학을 잘하는 건 아니었다.

동아리 활동으로 플로깅을 했다

(쓰레기를 주우며 걷기를 하는 활동)

장소는 월미도였다. 월미도는 인천에 있는 섬이다.

월미도가 좀 더러운 이미지가 강했는데

오늘 쓰레기를 주우려 가보니 정말 깨끗했다.

쓰레기가 없어서 당황했다. 그래도 쓰레기가

없으니 좋은 일이기도 하다. 오늘은 날이 좋아서

월미도에서 영종도가 다 보였다. 영종도에는

그 유명한 인천국제공항이 있다. 그렇다고

공항이 보이진 않는다. 월미도에서 쓰레기를

주우고 수업은 월미도에서 끝났다. 나는 바다 앞을

보며 저 물은 언제쯤 다 마를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괴상한 생각일 수도 있다. 우리는 이런 생각을 괴상하다. 라고 부른다. 근데 우리가 커서 무엇이 될지 지금 생각하는 건 괴상한 생각일까? 아직 먼 나의 인생에 대한 생각이지만 우린 이런 걸 보고 꿈을 꾼다라고 한다. 바다가 다 마르는 것도 먼 이야기고

우리가 무엇이 될지 생각하는 것도 먼 이야기인데

왜 인식은 다를까? 정답은 사람들이 가능성을

보기 때문이다. 바다가 마르는 건 불가능하다

라고 사람들은 생각하지만 우리가 꿈을 꾸는 건

가능하다라고 생 한다. 사람에게는 불가능은

없다. 하지만 오늘날의 학생들은 자신의

장래에 가능과 불가능을 가려 범위를 좁힌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자신의 시야가 넓어야

보이는 것이 많지만 시야가 좁으면 보이는 것도 좁고

보이는 것밖에 모르게 된다. 많을 것들을 보고

이해하고 경험해야 자신의 미래에 주춧돌을 둘 수

있게 된다. 그래야 비로소 꿈을 이룰 수 있다.


이전 05화 몸살로 인한 휴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