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새로운 시작
졸업장과 차가운 나의 눈물
날씨:맑음
최고기온:-8
최저기온:-11
그 어느 때 보다도 추웠던 어느 날
오늘 나는 졸업을 맞이했다.
졸업식 당일 나는 일어나 일기예보부터
봤다. 아뿔싸, 최저기온이 영하 11도였다.
하필이면 졸업날에 강추위가 와버린 것이다.
어찌나 춥던지 바람이 내 볼을 스치면 칼로
벤 것 같이 따끔거리며 차가웠다. 학교에
어찌 저찌 도착하여 반에 들어갔다.
반에는 학사복과 학사모가 놓여 있었다.
나는 환복을 하였다. 환복을 하니 무슨
해리포터에 나오는 학생 같았다. 지금이라도
컴퓨터 사인펜을 들고 주문을 외워서
집으로 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사실 그다지 졸업이 나한테 크게
와닿지 않았다. 이미 고등학교 합격 발표와
예비소집일을 갔다 온 나는 이미 중학교 생활을
다한 예비 고1이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오늘 아니면 나와 3년 1개월을 함께 해왔던
친구들의 손 한 번도 못 본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그래도 와닿지 않았다. 나에게 친구는
글과 책과 민들레 하나였으니까. 내가
너무 멍청하다 생각했다. 왜 친구를 사귀지
않았을까, 왜 우정을 나눌 수 없었을까.
나는 나를 글로 속박해 왔던 것이다.
글이라는 세상 안에서 고독하게 글을 음미하며
살아왔을 뿐 인간세상에서 인간에게 어떤
감정이나 대화를 주고받지 못했던 것이었다.
바보였다. 왜일까, 요즘 청소년 작가들이
꽤 있다. 나도 그 부류 중 하나인데 다른 차지 작가들을
보면 소설을 쓰고 있는데 주제는 우울이나 피폐다.
나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왜 우울과 피폐로 주제를
할까. 나는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멀리 했다. 하지만 졸업을 하려는 내
모습을 보니 피폐 해졌다. 글 속에서 받는 극도의
안정감과 회복력 안에서 인간과의 관계없이
자기 자신을 속박하고 외톨이가 된 내가
너무 피폐해 보였다. 나는 알았다.
이 피폐함 속에서 나오는 극도의 희열과 감각과
광기는 글로 담기에는 충분했다. 졸업식 때 나는
이 생각에 잠겨 눈을 5분간 감지 않았다.
눈물이 흘렀다. 신발에 떨어졌다. 눈물이 한 두 방울씩
더 떨어진다. 울어버렸다. 그 눈물은 그 누구보다도
차가웠으며 그 누구보다도 광기에 여렸다.
졸업 덕분에 많은 생각을 한 것 같다.
졸업식을 축하한다. 나 자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