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피폐해지는 기간
최고기온과
최저기온과
날씨는 느끼지 못했다.
나의 졸업날이었다.
졸업을 하고 나서 3월까지 방학을
지내게 됐다. 뭐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즐거웠다.
그동안 못했던 게임과 수면을 취하자 하니 좋았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에 대한 한계성을
알아버렸다. 햇볕 한 줄기 겨우 드는 반 지하에서
이불에서 뒤척이며 게으름만 피우다 보니 괴로웠다.
왜일까, 나는 항상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보며
사람들의 목소리와 얼굴을 보지만 나는 괴로웠다.
왜일까, 나는 곰곰이 생각해 보니 탁 떠올랐다.
나는 오감 중에 단 2가지의 감각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당장 혼자 배낭을 싸매고 전주
KTX표를 끊었다.
나는 인천에서 출발해 서울역에서 KTX를 탔다.
혼자서 KTX를 타고 여행을 가는 건 꿈만 같았던 일이다.
확실히 나이를 먹게 되니 이곳저곳 가고 싶은 맘이
생기는 것 같다. 그렇게 2시간을 달려서 전주에 도착했다.
손이 차가웠었다. 그래도 좋았다 오감 중에
촉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나는 버스를 타고
전주 한옥 마을로 향했다. 전주 한옥 마을에
도착하니 어진 박물관이 있어서 돈을 내고 들어 갔다.
눈이 내렸던 풍경은 어찌나 예쁘던지
사진빨을 잘 받았다. 단청 무늬가 참 예뻤다
그렇게 둘러보던 중 담 너머로 성당이 보였다.
나는 가톨릭 신자여서 단번에 알아챘다.
담 너머로 보이는 저 성당은 전동성당이다.
왠지 모양이 참 익숙하다. 인천에는 답동성당이 있다.
답동성당이 전동성당과 정말 비슷하게 생겼다.
그렇게 혼자서 투어를 하다 보니 배가 고파왔다.
나는 전주에 왔으니 비빔밥은 한번 먹고 가자 해서
근처에 비빔밥집을 들어갔다.
배고픈 몸을 달래려 허겁지겁 비빔밥을 비볐다.
고소한 냄새와 잘그락 거리는 그릇 소리가 내 주위를
맴돌았다. 한 숟갈 먹어보니 그냥 비빔밥 맛이었다. 충분히 어디에서나 맛볼 수 있는 그냥 비빔밥 맛, 그 맛이었다. 하나 반찬은 절대 무시할 수 없었다.
반찬이 정말 맛있었다. 내가 다녀간 식당 중 탑 3에
들을만한 식당이었다. 그러다 그냥 이것저것 하다
보니 시간이 다가서 ITX-마음을 타고 서울로 향했다.
서울에서 인천까지 용산 급행을 타고 또 가고 갔다.
집에 도착하여 이불에 몸을 뉘었다. 정말 좋았었다.
그때만큼은 오감을 느끼며 사람들을 봤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