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가 쌓이다 못해 누레진 종이
날씨: 맑음
최고기온: 8
최저기온: 2
11시 21분에 기상을 한다.
창문을 열어놓고 자서 그런지 방안이 싱겅싱겅하다.
눈을 서서히 뜨며 몸을 부르르 떤다. 몸이 뻐근한 게
귀찮음이 몰려와 기지개를 켜는 것도 포기했다.
몸이 뻐근한 채로 의자에 앉아 라디오를 킨다.
라디오에서는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나는 그냥 듣기만 했다. 듣기만 해도 무슨
감이라도 오는지 고개를 끄덕인 것 같다.
그러고선 잠시 멍하니 있었다. 정신이 다시 들어
책장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책을 꺼내 보려 검지 손가락이 책머리에 닿았을 때 이상한 촉감이
느껴져서 검지손가락을 봤다. 살짝 희미한
회색을 먼지가 오돌토돌 묻어있었다. 나는
책을 꺼내려던 걸 멈추고 마른걸레를 가져와
책을 닦아냈다. 유일하게 먼지가 안 묻었던 책은
성경책이었다. 성경책에는 인조가죽으로 만든
덮게가 있다. 그래서 그런지 별로 묻어있지 않은 것 같다. 아무튼 책의 상태를 보려 펼쳤더니 책 끝이
노래진 게 보였다. 얼마나 안 읽었는지는 대충은 알겠다.
하여튼 원인이 뭘까 생각해 봤다. 나는 도저히 생각이
나질 않아 어떻게 하면 해답을 찾을 수 있을지 고민해 봤다. 나는 번뜩하고 떠올랐다. 내가 하기 싫어
하는 일을 왜 싫어하는지 알려면 하기 싫어하는 일을
해보면 되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당장 아무 책을
꺼내 읽어봤다. 책을 한 20분째 읽었을 때쯤 나는 귀찮아서 책을 덮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단지 귀찮아서
였다. 뭐 그렇다. 그냥 그렇네 아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