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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구름 참 예쁘다

유난히 구름이 예쁘던 날

by 김정우

날씨: 흐림

최고기온:29도

최저기온:24도


오늘도 여느 때나 다름없던 더운 날이었다.

축 쳐진 몸을 이끌고 나와 학교로 간다.

1교시는 국어 시간이었다.

그렇게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졸 때쯤

나는 잠을 깨려 창밖을 본다.

근데 유난히 오늘 구름이 예뻤다.

나는 글을 쓸 때 뭔가 사소한 것에서

영감을 얻는다. 우리가 자주 보는 것,

아주 작아 우리가 보지 못했던 것 등등

사람들이 미처 관심을 주지 못했던 것에

나는 눈길이 간다. 뭔가 저 하늘을 보면

예쁘다. 그냥 예쁘다. 아무 이유 없이

참 예쁘고 참 아름답다. 그것이 바로 자연이다.

우리가 예쁜 것에 이유를 붙일 수 있는 이유는

인간이 손을 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옷을 예쁘게 잘 입은 사람보고

"이야 옷 예쁘게 잘 입으셨네요 하고 물어보면"

그 옷을 입은 사람이

"왜요? 어느 점에서 예쁘다 느끼셨어요?"

하고 대답했을 때

"그냥요."

하고 답하진 않는다.

코디가 잘 맞다라거나, 색이 어울린다라거나,

핏이 좋다라거나 이렇게 이유를 붙여 대답한다.


근데


우리가 하늘이 예쁠 때

이유를 붙일까?

뭐 붙인다고 하면

"아이 그냥 뭐 구름도 많고 노을도 져서 색이 좋네"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근데

그 노을색과 구름의 조화가

의도가 들어있을까?

의도가 없는 아름다움은 자연물만이

나타낼 수 있을 것이다.

의도 없이 흘러가며 어느 순간에 맞춰져

아름다워지는 것 그것이 자연이다.

내가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아름다움이

바로 이런 아름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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