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25년 2월 24일 08:00 아침 첫 수술
1년의 기다림..
드디어 수술을 위해 입원을 하고 수술방으로 향했다.
이 수술을 끝으로 앞으로의 모든 수술과는 작별인사를 하고 싶었다.
휠체어를 타고 수술방에 도착하자 아침 수술일정으로 하나 둘 다른 환자들도 모여들고 있었다.
휠체어를 줄맞혀 세우고, 수술방 간호사가 환자 이름 생년월일을 확인하고, 추울까 따뜻하게 데워진 시트를 무릎 위에 올려준다.
15~16명 정도가 오와 열을 맞춰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수술방을 들어가기 위한 대기실은 적막했지만 분주했다.
수술방 간호사, 마취과 의사, 마취과 간호사, 수술방 간호사 이런 순서였나??
본인확인을 4번 정도 하고, 각자 맡은 설명(수술설명, 후유증, 기타 사항들)을 하고 이제 하나둘씩 각자의 수술을 위해 이미 정해진 수술방으로 들어간다.
수술방은 역시나 춥다.
내 마음이 추운 건지... 온도가 차가운 건지.. 알 수 없지만 이제 몇 분 뒤에 잠들면 수술이 끝나있겠지??
휠체어에서 내려 수술대 위로 걸어 올라간다.
수술방 간호사들이 분주히 수술준비를 한다. 내게 심전도 패치를 붙이고 혈압계를 감고 혈관주사 확인하고 본인확인도 여러 번 팔찌와 함께 한다.
혹시나 수술 중의 낙상(?)을 우려해서 벨트로 다리를 고정하고, 시트로 꽁꽁 내 몸을 감쌌다.
그도 그럴 것이 내 수술 부위는 우측 경동맥 부위니까..
잠시 후, 마취과 의사 선생님이 들어오셔서 하는 말
" 마취 시작합니다.! "
" 큰 숨님, 눈떠보세요. 큰 숨님. 회복실이에요. 눈뜨고 크게 숨 쉬어야 해요 "
내 맘과 다르게 눈이 떠지질 않고 계속 감긴다.
" 큰 숨님, 큰 숨님. 안 되겠다. 보호자 들어오시라고 해 "
.
.
" 우~ 웩~~~ 우~~~ 웩~~~"
속이 메스껍고 계속 구역질이 올라온다.
방수패드를 데어주며
" 그냥 여기에 토하시면 돼요 "
" 우~ 웩~~~ 우~~~ 웩~~~"
녹색 액체가 입에서 나오는 게 보인다.
얼마나 토했을까...?
" 큰 숨님.. 이미 약을 두 번이나 투약해서 더 드릴 수가 없어요.
보호자분! 같이 병실로 올라가세요. "
.
.
.
이동침대로 병실에 도착한 뒤 침대로 비틀비틀 부축받으며
걸어가 침대에 앉았다.
" 우~ 웩~~~ 우~~~ 웩~~~"
병실에 올라와서도 멈추지 않는 구역질..
노란 액체가 나온다.
쓰레기통을 부여잡고 놔줄 수가 없다.
어지럽고 졸리고 속이 메스껍고....
병실에 올라오자마자 오심구토가 가라앉는 약을 또 맞았지만 소용없다.
오전 11시 즈음 병실에 올라온 나는 저녁 7시까지 구역질을 하고 토하 고를 반복했다.
그러다 7시 즈음 다시 재투약을 맞고서야 버틸 만큼 속이 가라앉았다.
저녁부터 죽을 먹으라고 소고기야채죽이 나왔는데..
목이 많이 부워서인지 내 맘대로 안되서인지 입안에 고기와 야채가 박히고 삼켜지질 않았다.
알약을 먹으라는데 혀가 안움직이는건지 목이 부워서인지 삼켜지지 않았다.
그래서 모든 약은 가루약으로... 다음날 아침부터 퇴원할때까지의 식사는 미음으로 변경했다.
이게 내가 기억하는 수술 첫날이다.
둘째 날..
거울 속 내 얼굴이 이상하다.
오른쪽 얼굴은 퉁퉁 부어있고, 수술부위에는 헤모박이라는 피주머니가 달려있다.
내 입이, 혀가, 말을 듣지 않는다.
혀를 앞으로 쭉 내밀자 우측으로 휘어져버리는 혀.
말을 하니 혀가 한가득 느껴지며 발음이 어눌하고 말의 속도가 느려서 말하는 것도 힘들다.
아침식사에 나온 우유를 빨대로 힘껏 빨아보지만 왼쪽으로는 우유가 올라오는데 오른쪽~ 입술 중간부위는 안간힘을 써도 우유가 올라오지 않는다
양치를 하면 '오물오물 퉤'를 해야하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퉤"가 되질 않는다.
목이 마르고 아파 물을 꿀떡꿀떡 마시고 싶은데 한모금 넘기는것조차 힘들다.
' 하..... 다음 주 화요일부터 출근인데.... 말도 안 되고, 먹는 것도 안되고.. '
막막함에 눈물이 흘렀다.
첫 수술보다 더 아팠고, 더 부웠고, 더 힘들었다.
그리고 예상하지 못했던 수술 후유증....
말하는 직업인데 말을 할 수가 없다. 이제 난 어떻게 해야 하지?
오만가지 생각이 날 집어삼켰다.
의사 선생님 회진시간...
처치실로 오라는 이야기에 쪼르르 갔는데 내 앞에서 처치를 받고 계신 분의 헤모박이 빠져서 다시 삽입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려 소독만 받고 상담을 하지 못한 채 병실로 돌아와야 했다.
전공의파업과 현 의료사태로 병원에는 정말 의사가 없었다.
그나마 남아있는 의사 선생님들이 고군분투하셔서 내가 수술을 받았다는 것에 감사해야 했다.
분명 그랬다.
그런데 괜히 수술받았나 싶기고 하고 내 마음이 블록버스터급으로 상승과 하강을 반복했다.
퇴원 날
나의 첫 수술과 이번 두 번째 수술을 집도해 주신 교수님을 만났다.
" 바~알~음~ 이~~(발음이 안 돼요. 우측 머리부터 목까지 아파요. 삼키기가 힘들어요.)"
한 단어 한 단어 혼신을 기울어서 이야기했다.
" 원래 두 번째 수술이 더 힘들어요. 똑같은 부위를 또 건드린 거라.. 걱정하지 말고 음식에 제한 있는 거 아니니까 잘 챙겨 먹어요 "
" 발음이.. "
" 서서히 좋아질 거예요. 수술은 잘 됐어요. 혀 운동하고. 힘들어도 말도 많이 하고. "
" 언제 즈음 괜찮아지나요? "
" 몇 달 걸릴 거예요. 걱정하지 마요. "
.
.
.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당장 다음 주부터 출근해야 하는데...
무조건 몇 달이라니..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나... 막막했다.
수술 2주 후
예정대로 3월 4일부터 출근을 했고 실밥은 3월 7일에 풀었습니다.
지금은 steri-strip을 붙여놓은 상태이고요.
처음에 수술하고 2~3일 정도는 제가 말하는 것을 20% 정도 알아들었다고 막내가 그러더라고요.
목소리도 쉬어있고, 발음도 어눌하고... 입도 삐뚤고, 얼굴도 부어있고... 묵직한 두통까지..
정말 아무런 의지가 생기지 않았어요.
지금은요.
목소리는 쉬었고, 일부 발음이 안되고, 말을 하면 기침이 계속 나와 정신없고요...여전히 오른쪽 입으로는 빨대로 음료가 올라오지 않고, '퉤'도 안되고, 우측 머리~ 귀~ 목까지 통증도 있고, 아직 붓기도 있어요
하지만 어제(3/10)부터 밥을 조금씩 천천히 씹으며 먹고 있고 사레에 걸리긴 하지만 꿀떡꿀떡 물을 마실 수 있어요.
제가 말하면 20% 정도만 못 알아듣고 80%는 알아들을 수 있다네요.
정말 처음에 비하면 아주 많이 좋아졌습니다.
아직 미완성이지만 말을 할 수 있음에 또 얼마나 감사한지요..
3/7에 수술 후 진료 다녀왔는데..
" 드라마틱하게 갑자기 좋아지지는 않아요. 서서히 좋아질 테니 걱정 말고, 일도 하고 말도 많이 하세요"라고 하셨습니다.
이제 조금씩 일상을 찾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얼른 회복해서 다시 글을 연재할 수 있도록 할게요.
제 글을 읽어주시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건강이 최고예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남은 내 생애에서의 수술이여~~ 다신 만나지 말자!!
8번 전신마취면 많이 다양하게 했잖아~이제 그만 날 보내줘!! 영원히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