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내뱉을 때는 한 번 즘은 생각하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6/30 ~ 7/4 첫째의 지필고사 시험기간이고, 첫째는 수학과 영어학원을 다니고 있다.
어제 수학학원을 다녀온 첫째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져서 왔다.
" 왜 그래? 학원에서 무슨 일 있었어? "
" 아니.. 수학학원 원장님이 나한테 병신이라잖아. "
" 뭐!? 병신????? "
" 나 이제 여기 학원 그만둬야 할 것 같아. 나한테 맞는 학원(선행학습이 적은 곳) 찾는 건 힘든 거 알겠는데.... 너무 기분 나빠"
" 어떤 상황이었는데?"
" 아니.. 내가 시험기간이잖아. 시험기간에 불렀으면 나를 더 봐줘야 하는 거 아니야? 중학생 1명이랑 나랑 같이 했는데 그 애가 잘하는 건 알겠어. 그런데 그 애한테는 '천재 천재'라고 말 하고 감탄하면서, 나는 봐주는 둥 마는 둥 했거든요. 근데 자소서 이야기 나와서 내가 '자소서는 이제 폐지 됐잖아요' 했더니 ' 병신아. 아니거든'이라고 하잖아"
" 뭐!????? "
몇 달 전부터 첫째가 수학학원에 다녀올 때면 간간히 원장님의 언행으로 불쾌한 일들이 잦아졌다.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 요새 아이들과 소통하려고 그런가 봐. 그냥 너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라고 했었다.
선행을 안 하는 학원 찾기가 힘들어서 그런 상황들이 생길 때마다 넘기고 넘기고 했는데..
내 잘못이다.
" 안녕하세요. 저 수빈이 엄마인데 잠시 통화 가능하세요? "
" 네 어머니 안녕하세요. 가능합니다."
" 원장님. 수빈이에게 병신이라고 하셨어요?"
" 네? 아니요. 그런 적 없습니다."
" 오늘 중학생 아이와 수업 들을 때 자소서가 폐지되었다고 수빈이가 이야기하니까 ' 병신아. 아니거든'이라고 하셨다고 하던데요."
" 어머니 그렇게 말한 기억이 없습니다. "
" 그러면 수빈이가 거짓말하는 걸까요?
"......... 제가 그런 뜻으로 이야기한 게 아니었습니다."
" 원장님. 그런 뜻이 아니면 병신이란 뜻이 병신이 아닌 게 되나요?"
" 아... 어머니... "
" 수빈이가 학원에서 평소에 욕설을 하거나 그동안 말을 함부로 한적 있었나요? "
" 없었습니다."
" 원장님 눈에는 수학을 잘하지 못하면 병신일지 몰라도 저희 집에서는 귀한 딸입니다. 남의 집 귀한 딸에게
병신이라니요? "
" 죄송합니다."
" 원장님께서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대하려고 아이들의 언어를 사용하는 거라고 생각해 봐도 그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며 넘기는 아이들과 그런 말로 상처받는 아이는 구별해서 사용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리고, 그런 말을 사용하는 아이라도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원장님 교육자시잖아요. "
" 죄송합니다. "
" 남은 기간 상관없이 수학학원은 그만 다니겠습니다. 그동안 그런 말들로 상처받았어도 아이에게 맞는 학원 찾는 게 쉽지 않아서 아이에게 흘려들으라고 했는데.... 병신 이라뇨? "
" 죄송합니다."
" 내일까지 시험이에요. 아이에게 저 모르게 따로 연락하지 마세요. 이만 끊겠습니다."
하... 정말 충격이었어요.
성적이 아무리 중요한 세상이지만, 성적 때문에 인격적으로 모욕을 받는 아이에게..
그런 말들을 들어도 그냥 넘기고, 넘기고 그랬더니 점점 수위가 높아지는 언행으로 상처받는 아이에게..
학원 찾기 힘드니 참고 다녀라는 말을 하기 싫어졌습니다.
오늘 아침 딸이 그러더라고요.
엄마가 그렇게 바로 화낼지 몰랐고, 나중에 말할 줄 알았는데 갑작스러운 상황이 좀 무서웠다고요.. 그런데 자신을 그렇게 생각해 줘서, 믿어줘서 고맙다고 하네요. (항상 생각하는데 저의 표현이 아이에게는 닿지 않았었나 봅니다.)
항상 예의 바르게 행동하고, 언행은 곧 너를 보여주는 것이니 신중하게 말을 하라고 가르치고 있는데..
좀 더 일찍 학원을 그만두게 할걸 그랬나 봐요.
그러면 입에도 담기 싫은 그 단어를 아이가 안 들어도 되었을 테니까요.
어제오늘 말의 무게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