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머물던 어떤 단체를 떠난 후 그 사람들은 당신을 어떻게 기억할까 한 번쯤 생각해 보자
어떤 사람을 향한 진정한 평가는 그 사람이 떠나간 후에 이루어진다. 그래서 임금들도 죽은 후에 제대로 된 평가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당신이 속해 있던 단체를 떠난 후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당신을 향해 어떠한 평가를 할지를 혹시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많은 사람들은 그래도 자신들이 잘한 것들을 기억하지만 남아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지 않다. 그들의 기억 속에는 당신과 함께 있을 때 기분 나빴던 기억들이 강하게 남아 있기 쉽다. 물론 떠난 사람에 대한 좋은 추억들도 가지고 있겠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자신들이 피해 본 것을 더 크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 당신이 죽은 후
어떤 단체에서는 '당신이 죽은 후'라는 체험 프로그램을 실시했다고 한다. 살아 있는 사람을 산 채로 관에 넣은 후 밖에 있는 참가자들이 그분에 대하여 말하는 것을 그 속에서 듣게 하는 것이다. 소름이 돋지 않는가?
"에구, 그 인간 죽으니 속이 다 후련해~ 잘 죽었어"
"돈만 알던 인색했던 친구였지"
"입만 벌리면 욕이 나오던 인간이었어"
관속에서 이런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다시 한번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고 남은 삶을 가치 있게 살게 하자는 것이다. 이 땅에 태어난 인생들은 누구나 한 번은 죽는다. 돈이 많거나 적거나 잘났거나 못났거나
우리들은 살아가는 동안 많은 직함을 가지고 있다. 서로가 주고받는 명함을 보면 수많은 직함들로 가득 차 있기도 하는데 ~
○○회장, ○○대표, ○○원장, ○○이사...
굳이 명함에는 쓰지 않더라도 ○○아빠, ○○엄마, ○○호 거주자, ○동 조기축구 골키퍼, 아파트 주차장 입구에 늘 이중주차하던 아저씨, 쌍꺼풀 수술 망친 노처녀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사람들이 이 세상을 떠난 후에는 어떤 평가를 받게 될 때 그것은 그 사람이 살아 있을 때에 '사람들에게 무슨 영향을 주었는가'에 따라서 달라진다. 어떤 체험자가 관속에서 들었던 그런 평가를 받아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 이 글을 보는 당신은 어떻게 불리고 싶은가? 아래와 같이 불린다면 좋지 않을까?
"그 사람, 너무 일찍 갔어~"
"그 사람 살던 집을 볼 때마다 눈물이 나 ~"
"늘 마음이 따뜻했던 선배님이었지"
"같이 일하면 늘 기분이 좋아지는 직원이었지"
"내 마음을 잘 알아주던 이웃이었는데..."
■ 송덕비까지는 바라지 않아도
나의 집 근처에 웬 송덕비가 서 있었다. 자세히 읽어 보니 돌아가신 이인한이라는 분을 기념하는 비석인데 하나도 아니고 둘씩이나 있다.
이인한 송덕비
자세히 보면 비석 주변에 수많은 이름들이 기록되어 있다. 아마도 그분에게 도움을 받은 사람들인가 보다. 이인한이라는 분이 무엇을 했던 분인지 인터넷을 통해서 검색해 보았으나 전혀 정보를 찾을 수가 없어 아쉬웠다.
내가 죽고 난 후 송덕비까지는 기대하지 않지만 나를 알던 사람들의 마음속에 '나를 향한 따뜻한 기억 하나' 정도는 남아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