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학원 교사는 지식 전달이 핵심이었습니다. 학생들은 주로 교사가 말하는 내용을 받아들이고, 시험 준비에 집중하는 방식이었죠. 그 당시 교사의 주요 임무는 카리스마 넘치는 강의와 학생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것이었습니다. 성적 향상을 위해서는 학생들이 교사를 두려워하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강하게 이끌어가는 것이 주된 방법이었죠.
쉽게 이야기하자면, 제가 20대에 학원 교사를 할 때에는 ‘카리스마 있는 강의 스킬’이 교사의 핵심 역량이었습니다. 학생들을 무섭게 야단치고, 숙제 안 해오면 두들겨 패고, 학부모님도 성적만 오르게 해 달라 하셨죠. 지금과 같이 뻔히 풀면 점수가 나오는 문제집도 많지 않고, 입시가 수능 위주였기 때문에 수업의 난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학원 교사의 강의력, 교재 선별 능력, 교사의 학력, 교사의 지식이 많이 중요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교육 환경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이전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학원의 역할이 변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학원 교사의 역할 또한 20년 전과 크게 달라졌습니다. 오늘날 교사는 단순한 지식 전달자를 넘어, 학생의 깊은 내면 속 동기를 유발하고 그들의 정서적 안정을 돕는 역할로 변화했죠. 대중적인 교육관의 변화와 기술의 발전이 만든 학습 환경의 변화는 교사에게 새로운 역할을 정의 내리고 있습니다. 즉, 20년 전과 다른 방식으로 존재해야만 한다는 것을 환경이 그리고 시대가 말하고 있는 거죠.
한편으로는 모든 변화를 부정하고 싶겠지만, 현업에 계신 원장님들과 교사들은 이런 변화를 인식하고 따라가야만 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마음을 열고 고민해 봅시다. 학원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우리는 앞으로 어떤 옷을 입어야 할까요?
권위에서 소통으로
과거에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강력한 권위를 행사하며, 학생들이 그 권위에 복종해 학습을 따르게 했습니다. 학생들은 교사의 지시를 따르는 것이 자연스러웠고 당연했으며, 스스로 학습 동기를 찾기보다는 교사가 제시한 방향에 따라 공부했습니다. 교사의 지시와 훈육은 교육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학생들은 더 이상 단순히 권위에 따라 움직이지 않습니다.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교사의 ‘권위’라는 것이 더 이상 높을 수 없는 시대로 변화했죠. 자연스럽게 교사의 위치는 하락하고 학생의 위치는 상승하여 거의 동등해졌습니다. 학습의 강제적 동기가 되었던 ‘호랑이 선생님’이 사라지니 학생들은 자신들의 학습 동기, 즉 나를 움직여 공부하게 할 원동력을 스스로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 속에서 교사는 권위적인 존재가 아닌 소통하는 조력자로 바뀌어야만 했죠.
이에 학생들은 자신이 왜 공부해야 하는지, 왜 이 학습이 중요한지에 대한 '자신만의 이유'를 찾지 못해 쉽게 지치고, 성적을 올리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교사는 이제 지식을 전달하는 동시에, 학생들이 공부의 의미를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한 마디로, 공부를 하게끔 하기 위해 어떻게든 ‘어르고 달래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과거와는 굉장히 반대되는 접근이죠.
감정적 지원으로 성적 향상까지
20년 전과 달라진 또 하나의 중요한 변화는 정서적 지원의 필요성입니다. 과거에는 교사가 학생의 정서적 문제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성적 향상만이 목표였기 때문에, 학생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들어하는 상황이 발생해도 이를 교사의 몫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학생은 강하게 이끌어야 할 대상이었고, 감정적인 부분은 교사와 학생 사이에서 고려될 필요가 없는 것이었죠.
하지만 요즘의 교사에게는 공감 능력이 필수입니다. 학생들이 학교, 학원, 집, 하물며 친구, 생일, 연애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 되었습니다. 교사는 학생의 감정 상태를 이해하고, 아이들이 학습에 몰입할 수 있는 정서적 환경을 제공해야 합니다. 내가 왜 그렇게까지 해야 하냐고요? 네, 맞습니다. 그런 의문이 짜증과 함께 밀려들 수 있어요. 조금 냉정해져 봅시다. 우리는 변화 속에 살고 있습니다. 사회가 변하고 가치관이 변하며 우리를 둘러싼 모든 환경이 바뀌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보다 냉정하게 현실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시간이 흘렀고, 그 속에 살고 있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원하는 것 또한 달라졌죠. 가정과 기술이 해줄 수 없는 공감과 소통을 교사에게 바라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학원 교사는 과거의 역할이었던 단순한 가르침을 넘어 학생의 감정 상태를 돌봐주는 역할까지 담당합니다. 학생이 느끼는 불안과 압박감을 이해하고, 이를 해소할 수 있도록 도와 학업 성적의 향상을 이루는 것이 교사의 중요한 임무가 된 것입니다.
개별 맞춤형 교육
또한, 오늘날 학원 교사는 학생 개개인의 학습 스타일과 필요에 맞춰 교육을 제공해야 합니다. 과거에는 모두가 동일한 방식으로 배우고, 동일한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안되고, 못하는 것은 학생 잘못이었죠. 하지만 사실 학생마다 학습 스타일이 다르고, 학습 속도도 각기 다릅니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죠. 다만, 과거는 호랑이 선생님 특유의 카리스마에 눌려 학생과 학부모는 넘어갔을 뿐입니다. 공부를 못하는 건 못하는 학생의 잘못으로 취급했고 모두가 동의했죠. 그러나 오늘날 학원 교사는 학생의 상태에 따라 맞춤형 지도를 제공해야 합니다. 비로소 ‘교육’이 ‘교육 서비스업’이 된 것입니다.
특히 디지털 시대의 도래로 인터넷과 온라인 학습 도구들이 발달하면서, 학생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얼마든지 원하는 정보를 취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학원 교사는 단순히 강의실에서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을 멈추고, 학생 개개인을 파악하여 그들에게 맞는 학습법을 찾아 지도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학생과의 신뢰와 존중 관계
20년 전의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는 주로 위계적이었습니다. 교사는 지식을 전달하는 권위자로서 학생을 통제했고, 학생은 그 지시에 따르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지위는 동등해져, 지금은 교사와 학생 간의 신뢰와 존중이 중요한 관계 요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교사는 이제 학생을 이해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랬을 때, 학생들은 자신을 이해하고, 존중해 주는 교사를 신뢰하게 되며, 그 신뢰는 곧 학습에 대한 동기와 성과로 이어지죠.
오늘날의 학원 교사는 지식 전달자에 그치지 않고, 학생의 전인적 성장을 돕는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학생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능력, 정서적 지원과 공감, 그리고 맞춤형 학습 지도를 통해 교사는 학생들이 성적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다양한 역량을 길러줄 수 있게 되었죠. 이러한 변화는 교사가 단순한 강의를 넘어 학생의 멘토로서, 조력자로서, 그리고 인생의 동반자로서 함께 성장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20년 전과 비교하면, 교사의 역할은 새로운 차원으로 확장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전히 학원 교사는 학생의 학습과 성장에 중요한 역할입니다.
그러나 이젠 학생의 학습과 성장 여정에 동반자로서 함께하는 존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