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4일
삼손과 들릴라를 다룬 영화나 이야기를 보면, 삼손은 늘 블레셋 지방에 가서 여인들을 만나고, 사사로운 이유로 문제를 일으키는 문제아처럼 보인다. 이방인들의 눈에도, 또 같은 이스라엘 백성의 눈에도 그는 골치 아픈 존재였을 것 같다. 하지만, 성경이 삼손을 어떻게 묘사하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면, 그러한 모습조차 하나님의 계획임을 알 수 있다.
삼손은 태중에서부터 하나님의 영이 함께하신 자였다. 그는 특별한 훈련 없이도 여호와의 영이 함께 하사 대적을 물리쳤다. 그가 이긴 모든 싸움은 그의 공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그 여인이 아들을 낳으매 그의 이름을 삼손이라 하니라. 그 아이가 자라매 여호와께서 그에게 복을 주시더니, 소라와 에스다올 사이 마하네단에서 여호와의 영이 그를 움직이기 시작하셨더라 (사사기 13:24-25)
삼손이 블레셋 지방에 가서 이방 여인과 결혼하고 크게 싸우고 많은 사람을 죽이게 되는데, 이는 겉으로 보기에는 이 모든 것이 분명 개인적 감정이나 원한, 그리고 즉흥적인 분노에 의해 한 행동으로 보이지만, 성경은 하나님의 계획이라고 증언하고 있다.
그 때에 블레셋 사람이 이스라엘을 다스린 까닭에 삼손이 틈을 타서 블레셋 사람을 치려 함이었으나, 그의 부모는 이 일이 여호와께로부터 나온 것인 줄은 알지 못하였더라 (사사기 14:4)
삼손은 인간의 기준에서 보면 다툼을 일으키는 골칫덩어리처럼 보일 수 있지만, 하나님의 관점에서는 블레셋과 영적 전쟁을 수행하는 하나님의 전사였다. 그는 처음부터 블레셋과 싸우려고 작정한 것은 아니었다. 아마 처음에 삼손은 결혼을 통해 가족이 된 블레셋 사람들에게 잘 하려는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낸 수수께끼를 비급한 방법으로 맞추는 블레셋 사람들은 그의 기분을 상하게 하였고 그 결과 그는 블레셋 수 십명을 죽이고 떠나 버렸다. 이에 장인이 그의 아내를 다른 이에게 주었고, 그는 장인에 대한 분노를 다음과 같이 블레셋 지역을 불사르는 방식으로 분출하였다. .
삼손이 가서 여우 삼백 마리를 붙들어서 그 꼬리와 꼬리를 매고 홰를 가지고 그 두 꼬리 사이에 한 홰를 달고, 홰에 불을 붙이고 그것을 블레셋 사람들의 곡식 밭으로 몰아 들여서 곡식 단과 아직 베지 아니한 곡식과 포도원과 감람나무들을 사른지라 (사사기 15:4-5)
이 사건으로 블레셋 사람들은 분노하여 이 모든 것의 원인이 되는 삼손의 장인과 삼손의 아내를 불태워 죽였다. 삼손은 이에 대한 복수로 천 명의 블레셋 사람들을 죽이게 된다.
여호와의 영이 삼손에게 갑자기 임하시매 삼손이 나귀의 새 턱뼈를 보고 손을 내밀어 집어들고 그것으로 천 명을 죽이고 (사사기 15:14-15)
삼손이 블레셋과 계속 충돌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일이었다. 그리고 삼손은 이렇게 함으로써 이스라엘을 20년 동안 블레셋으로부터 지키는 사사가 되었다.
그렇다면 삼손에게서 하나님의 영이 언제 떠났을까? 흔히 삼손이 들릴라와 관계를 맺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떠나셨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이유는 '네 머리에 손을 대지 말라'는 나실인의 의무를 어긴 데 있었다고 생각한다.
삼손이 진심을 드러내어 그에게 이르되, 내 머리 위에는 삭도를 대지 아니하였나니, 이는 내가 모태에서부터 하나님의 나실인이 되었음이라. 만일 내 머리가 밀리면 내 힘이 내게서 떠나고 나는 약해져서 다른 사람과 같으리라 하니라 (사사기 16:17)
삼손이 들릴라에게 자신의 비밀을 알려줌으로써 그는 스스로 하나님의 명령을 지키지 않았고, 그 결과 하나님의 영이 떠나가셨다.
여호와께서 이미 자기를 떠나신 줄을 깨닫지 못하였더라(사사기 16:20)
삼손은 자신에게 주어진 능력이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임을 알면서도, 그 능력을 지키고 유지하려는 태도가 없었고, 어쩌면 자신의 힘으로 이긴 것처럼 교만해진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 우리도 마찬가지다. 기도와 말씀이라는 영적인 머리카락이 잘려나가는 것을 방치하면, 결국 우리는 힘을 잃는다. 하나님은 삼손에게 머리카락에 삭도를 대지 말라고 하였다. 오늘날 우리에게 하나님은 성경 말씀과 기도를 붙들라고 말씀하신다. 그런데 우리는 사탄이 우리를 들릴라처럼 끊임없이 유혹하는 것을 너무 가볍게 생각한다. "조금만 더 자고 나중에 기도해야지." "오늘 성경 읽는 거 빼먹어도 괜찮을 거야." "기도 안 해도 하나님이 아시겠지." 하면서 말이다. 이런 식으로 조금씩 하나님과의 관계가 멀어지다 보면, 결국 점차 영적 머리카락이 잘려나가고 하나님의 능력을 잃게 될 것이다.
<기도>
하나님 아버지,
삼손의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의 영이 우리와 함께하실 때와 떠날 때 어떻게 되는지 깨닫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삼손이 하나님의 영과 함께했을 때는 강한 전사였지만, 주님의 영이 떠나신 후에는 이방인의 노예가 되어 버렸습니다. 주님, 저도 때로는 삼손처럼 기도와 말씀을 가볍게 여기고, 세상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곤 합니다. 사탄이 들릴라처럼 자꾸만 기도를 미루고, 말씀을 소홀히 하도록 유혹할 때, 제가 흔들리지 않도록 지켜 주십시오. 성경 말씀과 기도라는 영적 머리카락을 날마다 소중히 지키고, 강건한 믿음으로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게 하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