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은 중년의 꽃을 피우면 된다
생각하는 프니 에세이
"삶은 빛바랜 동경이자 괴로움이고
보잘것없는 일련의 생각을 품고 인생의 사계절을 지나서 죽음을 향해 꿈결처럼 비틀거리며 걸어가는 것"(58절)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 중 p137, 박은미, EBS Books)
인생의 사계절에 중년은 어디에 해당할까요?
평균 수명 82.7세인 시대,
이제 여름을 지나 가을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수확의 계절, 봄과 여름을 치열하게 살아낸 가을의 문턱에 선 중년은 무르익었습니다.
IMF와 카드대란 같은 시대적 아픔도 겪었고, 비정규직과 명예퇴직과 같은 개인적 아픔도 경험했을 겁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버텨온 시간은 경험과 연륜이 됩니다.
국화와 코스모스가 피는 계절입니다.
봄에 피는 꽃, 여름에 피는 꽃이 있듯이 가을과 겨울에 피는 꽃도 정해져 있습니다.
가을에 피는 철쭉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봄에 폈다가 다시 핀 건지 아님 여태 피우지 못한 꽃봉오리가 이제 열린 건지 모릅니다.
하지만 꽃이 핀 사실은 틀림없습니다.
인생의 사계절을 설명하자면,
지나간 봄과 여름이 아쉽고 그립고 안타깝지만 돌아갈 수 없습니다.
그리워할 순 있지만 다시 가질 수 없는 계절입니다.
그러니 남은 가을과 겨울을 충실히 살아야 합니다.
쇼펜하우어는 삶이 죽음을 향해 비틀거리며 걸어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맞는 말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걸을지는 스스로가 정하는 겁니다.
중년이 되어 생애 처음이거나 혹은 두 번째로 다시 꽃을 피울 수도 있습니다.
물론 힘들겠지요.
어쩌면 쇼펜하우어의 말대로 비틀거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장석주 시인이 대추 한 알에도 태풍 몇 개, 천둥 몇 개, 벼락 몇 개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중년에 꽃 피우는데 그만한 시련이 없겠습니까?
휘청이고 꺾어지고 무너지더라도 다시 일어나 뚜벅뚜벅 걸어갑니다.
인내하는 것은 자신 있습니다.
중년의 나이까지 살아냈다면, 여즉 살아남았다면 인내 없이는 불가능했던 인생입니다.
그러니 힘내세요.
저도 중년의 꽃을 피우기 위해 오늘도 힘을 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