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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준비 대신 “빚더미를 선택”

by dailynote Mar 12. 2025

연금은 부족하고, 생활비는 부담…

중장년층의 ‘빚투’가 늘어나는 이유


사진 = 연합뉴스


“이 나이에 대출까지 받아서 주식해야 하나요.”


강모 씨(58)는 요즘 밤잠을 설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정년퇴직 후 편안한 노후를 보낼 줄 알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매달 받는 연금과 퇴직금을 계산해 봐도 노후를 오래 버티기엔 부족했다. 생활비를 감당하려다 보니 결국 강모 씨는 동료의 권유로 투자를 시작했다.


주식으로 한몫 잡겠다는 생각으로 대출까지 받았지만,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원금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중장년층, 빚내서 주식 투자 급증


사진 = 연합뉴스


이처럼 중장년층의 주식 신용거래가 급증하면서 금융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8월 기준, 50세 이상 중장년층의 주식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0조 8,660억 원으로, 2년 전보다 17.7%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중장년층이 고수익을 기대하며 주식 투자에 빚을 내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런 투자 증가가 반드시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가계와 자영업자의 금융 부담이 커지면서 개인회생 신청 건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9월 개인회생 신청 건수는 무려 9만 7천 건에 달했다.


노후 연금 부족… 은퇴해도 일할 수밖에


사진 = 연합뉴스


중장년층이 빚을 내서까지 투자에 손을 대는 이유는 단순하다. 연금만으로는 생활비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23년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55~79세 고령층의 절반 가까이는 연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있다.


연금을 받더라도 평균 수령액이 월 82만 원에 불과하다. 특히, 연금 수령자 중 40% 이상이 50만 원 이하를 받고 있다.


반면, 통계청이 발표한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액은 314만 6천 원에 이른다. 결국 연금만으로는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많은 중장년층이 은퇴를 미루고 노동시장에 남아 있으려 한다.


사진 = 연합뉴스


전체 고령층 중 ‘앞으로도 계속 일하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은 69.4%에 달하며, 그 이유로 가장 많이 꼽힌 것이 ‘생활비 마련’(55%)이었다.


기존 직장에서 정년까지 버티려는 움직임도 뚜렷하다.


55~79세 취업 경험자 중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에서 현재도 일하고 있는 비율은 29.7%로 증가했다. 특히, 55~64세 연령층에서는 이 비율이 37.4%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법정 정년이 60세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가장 오래 근무한 직장을 떠난 연령대는 50대가 48.7%로 가장 많았다.


퇴직 사유 중 ‘정년퇴직’이 차지하는 비율은 14.7%에 불과했다.


‘파워 시니어’ 시대, 새로운 대책이 필요


사진 = 연합뉴스


중장년층의 경제적 불안이 커지면서 정부와 기업도 새로운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경제활동인구 중 50세 이상 고령층 비율은 46%에 달한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이 비율은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정부는 고령층을 ‘파워 시니어’로 규정하고, 정년 연장과 재취업 지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장년층이 금융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어 “단순히 정년을 연장하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며 “재취업 지원, 금융 교육, 노후 대비 정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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