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이 모든 문제를 만든다
자신이 좀비라고 믿는 남자가 있었다. 그는 병원을 찾아가 심각하게 자신이 좀비인데 어떻게 하면 좀비가 아닌 사람의 몸으로 다시 되돌릴 수 있느냐고 물었다.
황당한 의사는 당신은 좀비가 아니다. 좀비라면 영화에서 처럼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이 꺾여 있고 말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남자는 자신이 진화했기 때문에 몸을 사람처럼 움직이고 말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의사는 당신의 부모님도 좀비가 아니기 때문에 유전적으로 좀비가 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남자는 또다시 자신은 돌연변이라고 말하며 자신을 좀비라고 여전히 믿고 있었다. 답답했던 의사는 좀비는 절대로 피를 흘리지 않는데 피를 뽑아보자라고 제안했고 남자는 의사에 말에 동의했다. 남자는 몸속에 피가 아주 정상적으로 잘 돌고 있는 사람이었다.
자신이 좀비라고 믿던 남자는 자신의 몸에서 피가 나오자 이렇게 말했다.
"좀비도 피를 흘리네"
1999년 벨기에의 한 학교에서 유명기업의 음료를 마시고 메스꺼움, 두통, 복통을 호소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늘어났고 다른 학교에서조차 같은 증상을 보이는 학생들이 늘자 정부는 해당음료에 대한 판매를 중지시켰고 음료를 회수해 전수 조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음료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노시보효과'라고 설명했다.
'노시보효과'는 플라세보효과의 반대되는 말로 '역플라세보효과'라고도 불리는데 진짜 약을 줘도 환자가 효과가 없다 느끼면 약효과가 없는 것처럼 음료를 마시고 문제의 증상이 있다는 것이 알려지자 마치 나도 그러한 증상이 있는 것처럼 느낀다는 것이다.
얼마 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탁구 혼합복식에서 '임종훈-신유빈선수가' 동메달을 목에 걸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들은 연신 환한 미소를 지으며 기뻐하는 반면 중국에 패하고 은메달을 획득한 북한 선수들은 어쩐지 동메달을 딴 우리 선수들보다 표정이 좋지 못했다.
올림픽 심리학이 있다. 동메달을 딴 선수들이 은메달을 딴 선수들보다 더 큰 행복을 느낀다는 것이다. 토마스 길로비치 미국 코넬대 심리학과 교수팀은 1992년에 열린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딴 선수들의 표정을 이용해 행복도를 조사한 결과 동메달리스트들의 행복지수가 은메달리스트보다 높다는 결과를 국제학술지에도 발표했는데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도 그 모습이 보이니 참 흥미롭다.
은메달을 딴 선수들은
'금메달을 딸 수 있었는데'
라는 아쉬움에 집중하지만
동메달을 딴 선수들은
'하마터면 메달을 놓칠 뻔했어'
라며 안도감으로 더욱 행복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앞장에서 이야기 한 앨리스 말이 맞네.
"내 기분은 내가 정해.
오늘 나는 '행복'으로 할래"
생각은 나의 감정을 지배하고 바라보는 시선까지 결정한다
"생각 없이 한 말이었어"라고 사과해도 상처가 지워지지 않는 건 그 사람의 평소 생각을 읽어버린 것이기 때문이다.
생각은 말과 행동에 큰 영향을 미쳐 인간관계에서의 문제가 되기도 한다.
얼마 전 《결혼지옥, 오은영 리포트》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는데 남편은 자신이 가족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고 자신을 무시한다는 것에 화를 자주 내게 되었고 그 때문에 아내와 아이들은 그와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않고 기본적인 인사도 건네지 않으며 대화는 더더욱 없었다.
그런 모습이 반복되니 자신을 또 무시한다고 여겨 아내와의 갈등에서도 존중해 달라는 말을 반복하며 화를 내는데 그 모습에 아내는 지치는 표정이었다.
알고 보니 남편은 고등학교 시절 따돌림을 당한 상처가 있어 가족들이 더욱 자신을 존중해 주길 바라는데 자꾸만 무시하는 것 같아 화를 참기 힘들다고 했다.
어쩌면 자신의 과거 경험으로 인해 프레임에 스스로 갇혀 자신을 모두가 무시한다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 것은 아닐까. "좀비도 피를 흘리네"처럼.
'자기 자신을 억죄는 형태로 작동되는 고정관념'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 '제한적 신념'이라는 말이 있다. '제한적 신념'에 빠져버리면 고정된 생각과 관점에 모든 것이 내가 생각한 대로만 보인다.
상황과 상대를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서로 소통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가족 중 누군가와
"진짜 너랑은 말이 안 통해"
라는 말을 자주 한다면 혹시 나의 생각안에서만 상대를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생각을 바꿔야 관점도 바뀌도 부정적으로 상대에게 표현되는 말 꼬라지, 행동들도 바뀐다. 생각을 바꾸면 동메달을 따지 못했어도 올림픽 출전을 위해 노력한 시간과 올림픽에서 최선을 다해 싸운 자신을 바라보면서 얼마든지 행복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남편의 외도를 알고 나서부터 이혼하기까지 나는 계속 부정적인 말을 뱉었다. 세상에 태어나 가장 큰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
이미 깨져버린 가정이 네 탓이라며 나는 그 잘못을 그 사람에게만 집중하며
"차리리 네가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라는 무시무시한 말도 내뱉었다. 그때에는 정말 모든 것이 검은 무언가에 쌓여 있는 사람처럼 말하고 행동했다.
아이 양육으로 퇴사를 했던 나는 이혼과 동시에 다시 새직장을 구하기 위해 증명사진을 찍었다. 나름은 사진이 잘 나오기를 바라며 흰 셔츠를 입고 표정도 밝게 잘 지으며 촬영했다고 생각했는데 인화된 사진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사진 속 나는 우울함을 가득 담고는 표독스러운(?)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너무도 변해버린 나의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 충격으로 인해 고맙게도 나는 나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내 모습이 변해버린 원인이 아픈 마음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고 여전히 전남편에게 미움을 품고 지내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그때 누군가 내게 응원하듯 메시지를 보낸 것처럼 SNS를 하던 중에 법륜스님의 이런 글귀가 나타났다
"꽃을 보고 예쁘다고 하면
꽃이 좋냐,
네가 좋지"
내 마음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하니 이러한 문구도 그냥 지나쳐지지 않았다. 이 문구는 변하해야겠다는 나에게
"그 사람을 밉다, 나쁘다, 화난다 하면
그 사람이 아프냐?
내가 아프지"
라고 돌려 말하는 듯 보였다. 그리고 나는 그때부터 최선을 다해 나의 생각을 바꾸게 되었고 그제야 그를 용서할 수 있었다. 그 덕분인지 나의 얼굴은 점점 좋아지게 되었고 예전처럼 밝아졌으며 주변에서도 나이 들수록 더 얼굴이 편하고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한다.
최고의 성형은 다이어트라지만 (내가 제일 못하는 것) '좋은 생각'을 갖고, '좋은 말'들을 내뱉는 것이 성형으로도 가지기 어려운 '좋은 인상'을 만들어 또 다른 성형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것만큼은 경험상 확실한 듯하다.
프로 골프 세계 4대 대회를 모두 석권해 리어 그랜드 슬램을 3번이나 달성며 골프의 제왕으로 불리는 미국의 골프선수 잭 니클라우스는
"나는 연습할 때도 매우 정확하고 집중된 상태로 상상하기 전에는 공을 치지 않습니다. 그것은 마치 생생한 영화와도 같습니다. 먼저 공이 도착할 곳을 바라봅니다. 그다음에는 공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모습, 땅에 떨어지는 모습을 상상합니다. 할리우드 영화 못지않은 그 상상이 끝나고 나서야 공으로 다가갑니다"
라고 말했다.
100년 이상 이어온 선수들의 '멘털 트레이닝법'이 있다고 한다. 바로 잭 니클라우스처럼 상상훈련, 이른바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며 자신이 기술이나 결과에 성공한 모습을 긍정적으로 상상한다는 것이다.
캐나다 퀘벡의 대학 비숍에서 2007년 멘털 트레이닝에 의한 체력증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실험결과를 담은 논문이 발표됐다.
한 그룹은 멘털 트레이닝으로 실제 운동을 하지 않고 상상하게만 했으며 다른 그룹은 특정운동을 실제로 실행했다.
6주간 진행한 결과 특정운동을 실행했던 그룹은 28퍼센트의 체력이 증진되었고 멘털 트레이닝만 한 그룹 역시 24 퍼센터의 체력이 증진되었다. 이게 사실이라면
'당장 헬스장부터 그만두고 다이어트에 성공한 내 모습을 그리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을 먼저 하겠지만 운동경험이 적다면 멘털 트레이닝 효과를 보기는 힘들다고 하니 꼼수 부리지 말고(?) 운동과 함께 긍정적인 멘털 트레이닝법을 병행하도록 하자. 단순히 운동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늘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변화된 나를 계속 상상하면서 직접 말로 내뱉는 것 또한 효과가 있다고 하니 오늘부터
"아무리 운동해도 왜 살이 안 빠지는 거야"
라고 불평하기보다 긍정적인 상상부터 해보며
"나는 지금부터 살이 쭉쭉 빠지면서 내가 원하는 몸을 만들 수 있어"
라고 해보자.
긍정적인 생각, 나의 관점 바꾸기
나는 철학적인 메시지가 담긴 영화나 책을 좋아한다. 영국의 작가 J. K. 롤링의 판타지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 《해리포터》 에서도 마음을 두드리는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은 대사들이 있다.
"행복이란 건,
가장 어두운 시간에도 존재해.
불을 켜는 것을
잊지만 않는다면 말이야"
"우리가 누구인지를 결정하는 건
우리의 능력이 아니야.
우리의 선택이지"
"우리는 모두 내면에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가지고 있어.
중요한 건,
선택해서 행동하는 거지"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보다 그 일에 대해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나의 삶의 질이 결정된다.
남편은 물건을 잘 잊어버린다. 외출하기 전 자주 물건을 찾아 온 집을 구석구석 뒤져댄다. 기억이 삭제될 만큼 함께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온 날이 있었는데 남편은 그때마다 꼭 안경을 잊어버리고 온다.
그래서 그 이후에는 안경을 벗을 거면 아예 내 가방에 넣어버리자며 어느 정도 정신 있을 때 안경을 잘 챙겨두었다. 그날 남편은 안경은 잘 챙겨 왔다. 하아~ 가방은 잃어버렸다.
내가 생일에 사준 수제 가방이었고 남편이 정말 좋아하는 가방이라는 생각에 꽂히다 보니 계속 아쉬웠다.
'부수적 기분 편향'이라는 말이 있다. 감정이 처음 생긴 순간, 이후로도 오래 지속되어 뒤에 이어지는 행동들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물건을 잃어버렸다'는 상황하나에 여러 가지의 의미를 붙이게 된다. '아깝다', '내가 사준 건데', '남편이 진짜 좋아했던 건데', '현금도 많았는데', '카드도 다시 발급받아야 하는데' 라며 부정적인 의미가 계속 붙는다. 부수적 기분 편향에 빠져 하루종일 기분이 좋지 않다. 그 상황에서 남편이 또 뭘 찾고 있다.
"자기야 진짜 물건 제자리에 좀 잘 둬.
여기저기 두니까 자꾸 잃어버리잖아.
물건 잃어버리면 재수 없는데 좀 잘 좀 챙기자"
라며 좋지 않은 말부터 하게 되고 이전의 상황에서 해결되지 않는 감정이 바로 다음 행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우리 부부는 이런 상황에서 빨리 빠져나오는 것을 항상 연습한다. 상황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고 재빨리 부정적인 감정에서 다시 원래대로 회복하는 회복탄력성의 능력을 높인다.
"남편이 가방을 두고 온 게 낫지,
나를 두고 온 것보단 훨씬 낫네.
나 챙겨서 집에 와줘서 고마워. 하하하.
잃어버린 건 어쩔 수 없지.
돈이 급했거나 사정이 좋지 않은 사람한테 우리가 기부했다고 생각하자"
우리 부부는 이렇게 긍정적인 관점으로 상황을 바라보고 부정적인 마음을 빨리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며 물건을 잃어버린 상대를 더 이상 비난하지 않고 그로 인한 갈등을 만들지 않으며 오늘도 행복한 우리 집을 만든다.
나의 생각, 관점이 모든 문제를 만든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나의 생각과 관점을 바꿔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상대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빠르게 생각과 관점을 바꾼다면 기분도 감정도 해결되고 아미그달라 으르렁 버튼도 바로 끌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