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이혼하니까 행복하세요?”
누군가가 내게 이런 질문은 한다면 9년 차 돌싱으로서 자신 있게
“어우~당연하죠. 그걸 말이라고.
진즉에 안했으면 요즘 같은 대이혼 시대에
오픈런 까지 해서 이혼해야 한다는데
좋은 시대에 이혼해서
얼~~마나 행복하게요”
라고 자신있게 답할 수 있다.
현재 함께 살고 있는 우리 남편에게도 물어봤다.
“자기는 이혼하고 행복했어?”
“어. 나는 별거를 하는 순간부터 행복했어”
“왜?”
“내가 하고 싶은 것, 하면 안 된다고 했던 것들을 내 마음대로 다 할 수 있어서? 통제를 안 받아서?”
우리 남편은 매 맞는 남편이었다. 태권도시범단 출신에 대학까지 체육을 전공 했는데도 맞고 살았다. 아직도 팔에 보면 손톱자국이 여기저기 선명하다. 한바탕 다투고 나면 얼굴까지 할퀴어 놓아 사업하는 사람인데도 한동안 다른 핑계를 대고 사람들을 만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런대도 한 대도 때리지 못하고 당하고만 있었다고 한다. 그 이유가 자신이 손을 대는 순간 사건이 될 것 같았다고 했다.
의외로 매 맞는 남편이 많다고 한다.
아내의 폭력에 시달리다 집을 나온 남성들은 모텔을 전전하거나 노숙자 보호시설을 찾는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여성가족부는 가정폭력과 성폭력 피해 남성을 위해 첫 전용 보호시설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렇게 매 맞는 남편이 많다니 이쯤 되면 여성가족부가 아니라 남성가족부도 생겨야 하는 거 아닌가.
게다가 남편은 그녀의 통제로 인해 카드조차도 그녀 명의를 강제로 쓰게 되었고 사용하는 즉시 매번 집착적일만큼 전화가 왔다고 한다.
뭘 잘못한 전적이 있냐고?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나는 내 남편이라 편을 드는 것처럼 들리겠지만 지금도 남편은 사업이 잘 되더라도 그 흔한 사치 한 번 부리지 않고 어떻게든 사업자금으로 남겨 둘 생각부터 한다.
한쪽말만 들어서는 모른다하지만 5년을 함께 보낸 시간에서 남편은 가정적인 사람이라 친구보다 나와의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하며 쉽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뒤에 다룰 ‘감성지능’까지도 높은 선한 사람이다.
우리 부부는 둘 다 이혼 후
행복하다고 말한다.
물론 그 안에 자녀라는 문제가 있어 이혼 후에는 나도 늘 마음 한 켠에는 아직도 아픔이 존재하고 있지만 이혼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누군가는 행복해지려고 이혼을 한다고 말하는데 비슷한 말이지만 나는 행복하기 위해서라기보다 불행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나를 구하기 위해 이혼을 선택했다.
“이혼하면 행복할까?”
누군가의 질문에 사람들의 댓글이 달렸다.
“같이 있으면 더 불행하니까
이혼하는 게지
'행복해져야겠어' 가 아니라..”
“덜 불행하겠지.. 뭐 그리 행복해질까”
근데 이혼 후 덜 불행한 게 아니라 지금의 남편과 나처럼 더 행복해지는 사람들도 있다.
커뮤니티 포털사이트 디시인사이드는 ‘이혼하고 나서 더 잘 사는 것 같은 스타는?’이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3위는 오~나와 내 딸의 영원한 연예인 송중기(더 잘 살길 바래요. 늘 뭐든 응원합니다. 하하),
2위는 돌직구로 시원한 조언 쏟는 멋진 분이라 더 팬이 된 서장훈,
늦둥이 딸을 낳아 더욱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는 김구라가 1위를 차지했다.
더 잘 사는 것 같은 게 아니라 실제 더 잘 살고 있는 듯한 말과 행동들이 자주 방송에서 비치곤 한다.
나는 내가 왜 이혼 후 더 잘 살고 있을까,
하루에도 몇 번을 집이 떠나가라 웃어대는 날이 많은 나는 왜 더 행복해할까를 곰곰이 생각해 봤다.
이혼을 후회하지 않았던 이유까지도.
만약 여러분이 이혼을 원한다면 다음 질문을 보고 천천히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나도 이혼가정에서 컸다.
아빠의 도박과 폭력으로 오로지 오빠와 나만을 보고 버틴 엄마는 그렇게 17년의 희생을 내려놓았다. 참 멋진 게 우리 엄마 역시 '승병선승 이후구전 패병선전 이후구승(勝兵先勝而後求戰 敗兵先戰而後求勝)과 욕금고종(欲擒故縱)의 전략으로 이혼을 성공했다 식당운영으로 고생하며 사놓은 땅도 아빠가 원해서 이혼 하는 조건으로 쿨 하게 명의이전을 해준 것이다.
나는 늘 엄마가 이혼을 예고하며 마음의 준비를 시켰기에 이혼을 해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싸우는 꼴 안 보고 험한 가정에서 이제는 좀 나아지겠다 싶었다. 그렇지만 부모님의 이혼으로 사춘기를 크게 겪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부모님이 이혼해서 힘든 게 아니라 ‘엄마가 내 곁에 더 이상 함께 있어줄 수 없구나’라는 생각이 더 아프고 힘들었던 것 같다.
그런 가정에서 커온 나한테는 가정, 가족이라는 것은 정말 소중했다. 처음부터 결혼은 후회될 것 같았지만 내가 잘하면, 내가 더 노력하면 잘 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이왕 받아들이기로 했으니 하나씩 맞춰가보자 싶었다. 가정을 꾸리기 전부터의 나의 꿈이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배우자의 조건 중 가장 중요한 한 가지는 ‘가정적인 사람, 아내에게도 사랑이 있으며 다투는 모습을 아이들 앞에서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아이들과 시간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었다.
이 하나만 있었더라도 경제적인 문제가 있더라도 어떻게든 버텨나갈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 하나의 문장을 함께 만들지 못한 것이 결혼생활을 불행하다 느꼈던 것 같다. 이혼 후 불행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고.
현재는 나는 다시는 없을 이혼을 위해 내가 원하던 나의 가정, 배우자의 조건을 따지며 사람을 만났고 그 덕분에 지금의 남편을 만나 이혼 후 더욱 행복할 수 있게 되었다.
후회 없는 이혼을 위한 사전설문 10가지의 질문에 답해보고 진짜 내가 원하는 가정, 배우자의 조건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더욱 신중하게 이혼을 생각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나의 이혼이야기를
이렇게 깊게 드러낸 이유는
여러분께 강조하고
싶은 게 있기 때문이다.
나는 다른 이유도 아니고 '성격차이'로 이혼을 고민한다면 부부가 서로 정말 미친 듯이 끝까지 노력해 보자는 것이다.
첫 장의 ‘이혼 오픈런 시대’에서도 강조했다.
그래도 안 되면 그때 법원 앞으로! 오픈런하자고.
지금의 남편, 아내랑
이혼하면 다른 사람 만나 잘 살 것 같죠?
물론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나도 수많은 노력으로 지금의 남편과 충분히 함께 발맞춰 가며 얻는 노력으로 ‘행복한 우리 집’이 되었다.
누굴 만나든 성격차이는 분명 생긴다.
외도를 한 전남편! 확실한 유책사유지만 나는 나로부터의 문제를 찾고 변화한 것이 지금 이혼 후 가장 행복한 삶을 살게 했다고 자부한다.
‘모든 문제는 나에게서 찾아라’
이 한 줄을 알기 위해 수많은 자기 개발서를 읽어가며 다치고 깎인 나의 감정을 치유했다. 매 순간 이를 인지하고 변화하기는 어려울 지도 모르지만 이 책을 끝까지 읽고 감성지능부터 높여 생각과 말 꼬락서니부터 바꿔보자.
독일의 문학가이자 철학자인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행복과 불행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했다.
어떤 면을 우리가 선택할 수는 없겠지만 주어진 면을 어떻게 바라볼지는 자신에게 달려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금의 행복과 불행도,
이혼 후의 행복과 불행도 모두 자신에게 달려 있음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