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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고등학교 3년, 학급 치어리더가 되어 행복하다.

by 신언니 Jan 20. 2025



고등학교 운동회날이면 그야말로 축제의 날이었다.

학교 밴드부 동아리에서는 멋지게 차려입은 선후배들이 함께 연주를 하며 강당을 떠들썩하게도 만들었다.

운동회날 빠질 수 없는 것은 학급마다 활동하는 치어리더들의 활약이었다.

밴드부 동아리들의 연주와 함께 각 반별로 학급치어리더들의 공연도 전교생 앞으로 진행되었다.

어떤 반은 치어리터 응원복으로, 

또 어떤 반은 음악에 맞는 단체복으로,

또 어떤 반은 선정한 음악의 가수 복장으로 맞춰 입으며 신나게 강당 무대를 누비고 다녔더랬다.

치어리더는 1학년부터 3학년까지 같은 학급을 모아 선, 후배들이 다 함께 활동할 수 있는 자리였다.

운동장에서 경기를 치르는 중에는 

열심히 응원가를 부르며 또 열심히 응원봉을 흔들었고,

경기가 끝나고 공연이 진행되면 각 반별로 

제일 자신 있는 곡으로 공연을 했던 것이다.

나 또한 그런 재미있는 활동은 꼭 해보고 싶어 무조건 동참을 했더랬다.

학년별로 다 따로 활동하는 운동회가 아닌 선, 후배 간의 시간을 마련해 주는 것 또한 나에겐 매력적이었다.

그러다 보면 선, 후배 간에 자연스레 멘토와 멘티가 만들어지고 사이가 돈독해지기도 하였다.

운동회날이 정해지면, 바로 학급마다 치어리더 선수들이 뽑혔다. 치어리더 선수들은 학급회의를 통해 투표를 하여 우리 반을 대표하게 될 사람을 뽑는 방식으로 진행했더랬다.

한 학년별로 4명씩 해서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모두 모이면  총 12명이 활동하게 되었다.

우리는 모든 수업을 마치면 최고참인 3학년 학급으로 모여 연습을 시작하였다.

수업을 모두 마치고 오후 4시~5시 정도부터 연습을 시작하여 동작을 맞추다 보면

금세 해는 떨어지고 밤이슬을 맞으며 집으로 돌아갔더랬다.

내 기억으로는 운동회 D-30 정도는 꼬박 연습에 몰입했던 것 같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연습을 하다 보면 모든 근육들이 아파왔다.

그럼에도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수업을 마치고 우린 한 자리에 모여 연습을 하고 중간중간 수다를 떨며 

또 우리만의 시간을 만들어 나갔다.

김건모. 서태지와 아이들. 쿨. HOT 등등  

요즘도 가끔 TV에서 90년대 노래들이 나오다가, 

그 시절 내가 치어리더였을 때 추었던 음악을 마주하게 되면

다시금 그때의 나를 회상하게 되곤 한다.

아직도 밤새 운동회날 연습을 하며 교실에 둘러앉아 간식을 먹었던 모습이 생생하다.

속옷까지 땀에 젖을 만큼 열심히 동작을 맞춰보고 연습을 하다 먹는 간식은 어찌나 맛있던지,

또 좋아하는 선배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어찌나 즐거운 시간이었던지 

나는 그 시절 그 시간들을 생각하면 그저 웃음이 나온다.

그렇게 모인 우리들은 운동회가 끝나도 가끔 모여 하교 후에

맛있는 분식을 먹으로 모이곤 했더랬다.

간혹 그 시절의 열정만큼 지금도 그 마음이 생길 수 있을까 의심하게 되는 순간도 있다.

힘들어도 힘든 줄 몰라 모든 것이 즐겁기만 하던 

그 시절의 열정을 사실은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마음 한편에 고이 넣어놓은 것일지 모르리란 생각이 드는 하루이다.

학급 치어리더로 활동한 고등학교의 나의 모습이 나를 행복하게 웃음 짓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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