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바쁘게 사는 직장인이자 대학생이 되다.
나의 하루는 너무도 바쁜 걸음을 재촉했다.
그래도 그런 하루를 살아감이 즐거웠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눈을 뜨고 있는 대부분은 내가 선택한 일상이었다.
나의 이중생활은 이러했다.
가끔은 회사에서는 학교숙제를 생각하기 바빴고
또 가끔은 학교에서 회사일을 생각하기 바빴다.
그도 그럴 것이 쉴틈이 좀처럼 나오지 않았었다.
집에서 1시간이 넘는 회사에 가려면 넉넉히 오전 7시에는 집을 나서야 했다.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지하철 공간에 몸을 꾸겨 넣고 출근을 하다 보면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몸은 녹초가 되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눈 돌리지 않고 열심히 일을 해야 했다.
원칙 적으로라면 오후 6시까지가 근무시간이었다.
그러나 회사의 배려로 오후 학교 수업시간을 지키기 위해 5시 퇴근을 할 수 있었다.
회사에서 학교까지도 한 시간이 소요되었다.
부랴부랴 퇴근을 하여 지하철에 몸을 실으면 학교까지 가는 지하철 안에는
예쁜 노을이 반겨주었다.
도저히 몸이 피곤할 때면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지하철 안에서 눈을 붙이기도 했지만
예쁜 노을로 마음을 추스리기도 딱 좋은 시간이었다.
그렇게 충전을 하고 학교에 들어서면
또 이내 신나게 컨디션이 살아났다.
회사에서와 같이 학교에서도 같이 수업 듣는 언니들 사이에 막내였다.
느지막이 공부에 관심이 있어 학교생활에 도전하던 언니들도 있었고
여건이 안되어 어쩔 수 없이 늦게 공부를 하기 시작한 언니들도 있었다.
학교 수업시간은 오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움직이게 되었다.
그렇게 수업을 마치고 빠르게 움직인다 해도 집에 오면
어김없이 시계는 오후 10시 반을 가리키고 있었다.
씻고 잠시의 휴식을 취하다 보면 금세 시계는 자정을 향해 달려갔다.
거의 매일이 과제였고,
시험기간이 있는 주간은 잠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렇다고 회사 출근을 하지 않을 수 없으니,
그렇게 잠을 청하지 못한 날이면 회사에서조차 몽롱한 상태로 있어야만 했다.
하루 24시간을 그렇게 족히 30시간처럼 사용하고 침대에 누우면
등에 전해져 오는 편안함으로 안도의 숨을 쉬고 꿈나라 여행을 시작하였다.
아직도 가끔 나에게 묻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내가 직장생활과 학교생활을 병행했다는 사실을 더 궁금해하지도 않는다.
다만 전공이 무엇이고, 왜 그것을 전공하였는지에 관심이 있을 뿐이었다.
나는 직장생활을 2년을 하며 모아놓은 돈으로 대학생활을 병행하였다.
전문대학이었고 문예창작을 전공하였다.
나는 나의 선택에 후회하지 않는다.
아쉬움이 남더라도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다.
다만, 조금 더 열심히 배울걸 이란 아쉬움은 남았다.
그것은 조금씩 현재의 내가 채워가는 중인지도 모른다.
만약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 해도
나는 직장인이자 대학생의 길을 걷고 있을 것이다.
힘들어서 더 오래 남는 나의 시간들이다.
나의 대학생활은 다시 느껴보고 싶은 따뜻한 시간들이다.
나는 내가 바라던 01학번 대학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