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 되면 바로 운전면허부터 취득할 거라 꿈을 꾸었다.
아주 어릴 적 친정아빠가 잠시 택시기사를 하던 시기에
나는 가끔 아빠의 택시 옆자리에 앉곤 했다.
자동차를 조작하는 모습을 늘 볼 때마다 새로웠다.
액셀과 브레이크를 밟는 발모양을 살피고
기어봉을 조작하고 핸들을 돌리는 모습을 눈여겨보았다.
가끔 택시운행을 하지 않는 쉬는 날이면
운전석 옆자리에 자리를 잡고 드라이브를 했던 기억이 있다.
늘 차 안에는 올드팝송이 흘러나왔다.
그렇게 드라이브를 즐기던 장면을 기억한다.
운전면허증을 조금은 늦은 나이에 취득하게 되었다.
내가 운전면허를 취득한 것은 생활을 위한 필수사항이 되었었다.
그리하여 조금은 늦은 나이에 취득을 하게 되었다.
딸아이가 여섯 살이 되던 겨울 무렵,
우리는 이사를 하게 되었다.
그동안 나는 회사와 집이 가까워 편하게 직장을 다닐 수 있었다.
그러나 이사를 하게 되면 지하철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딸아이가 다닐 어린이집이 문제였다.
기존에 다니던 어린이집을 그대로 다녀야 했다.
나의 직장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던 어린이집이라
무슨 일이 있더라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다.
특히나 야근이 많은 나에게는
아이의 등. 하원 문제를 모두 아이 아빠에게 맡길 수만은 없었다.
그동안도 남편이 상당수의 시간을 아이에게 맞추어 주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운전면허를 취득한 후에,
아이의 등하원과 함께 출퇴근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운전면허를 취득하기로 큰 맘을 먹고 바로 운전면허학원에 등록을 하였다.
다행히 회사를 다니며 필기시험은 한 번에 합격할 수 있었다.
문제는 실기시험 중에서도 도로주행이었다.
기능시험은 한 번에 통과할 수 있었지만
도로주행은 너무 떨려서였는지 한 번의 탈락을 맞보았다.
깜빡이 지시등을 키는 것도, 앞 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도 큰 실수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 있었다.
갑자기 옆차선에 있던 버스가 깜빡이도 켜지 않고 끼어들게 되었다.
버스정류장을 인지하고 있던 곳이라 속도를 높이지는 않았다.
다만 갑자기 끼어드는 버스에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말았다.
브레이크를 한번 정도 밟고 기다리던지, 옆차선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했어야만 했었다.
막무가내로 계속 주행하던 차선만을 고집하다 사고를 낼 뻔했다.
다행히도 옆자리에 앉아있던 시험 감독관이 손 빠르게 핸들을 바로 잡아주셨다.
위험한 상황 대처에 그 즉시 탈락을 하고, 운전대를 감독관에게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
바로 운전면허시험장으로 복귀하여 다시 시험응시를 접수하였다.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기에 바로 연습에 돌입했다.
남편이 몰고 다니던 차량을 이용하여 계속 도로주행 연습에 나섰다.
우선적으로 집으로 돌아와 남편의 도움을 받았다.
차량 뒤쪽에 초보운전이란 문구를 적은 종이를 단단히 고정하여 붙였다.
그리곤 시간이 날 때마다 신랑을 조수석에 태우고
도로주행 연습에 나섰다.
도로주행 시험에 나올 코스를 살피고 그대로 운전대를 잡기도 하였다.
또는 집에서 남편 회사까지 남편이 말해주는 주의사항들을 지키며 가보기도 하였다.
그렇게 연습한 것들은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아무래도 연습을 많이 한 덕인지 두 번째 치른 도로주행 시험은 합격을 할 수 있었다.
속도를 일정하게 내며 앞차와의 간격을 잘 유지하려 했던 노력에서였는지,
옆차선에서 넘어오는 차량들을 조심히 잘 피해 갈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서른여섯에 운전면허증을 취득하였고,
바로 딸아이와 함께 아침 출퇴근길에 올라탈 수 있었다.
아침에 혼자 회사에 출근을 한다고 하면 30분~4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겠지만,
딸아이를 어린이집에 등원을 시키고 출근을 하려니 두 배의 시간을 염두에 두어야 했다.
아침 7시에 딸아이를 태우고 출발하면, 마침내 8시 반이 되어서야 회사 근처 어린이집에 도달했다.
딸아이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이면 어린이집 문 앞에서도 10분~20분은 그냥 흘러갔다.
부리나케 회사에 도착하게 되면 출근시간인 오전 9시가 간당간당했다.
그럼에도 지각을 하게 되는 날이면 얼마나 눈치가 보이던지 숨죽여 사무실 자리로 가 앉았다.
딸아이와 함께 출퇴근을 한 시간은 1년이 조금 넘는 시간이었다.
차 안 공기가 추운 날이면 담요를 덮이고
졸음이 몰아치는 딸아이 자리에 안전벨트를 잘 메어두고 잠을 재웠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도 더러 있었지만,
그래도 아침 일찍 움직이는 것에 큰 짜증 없이 잘 견뎌 준 딸아이였다.
그렇게 잠을 청하는 딸아이를 살피며
나는 나지막한 볼륨으로 라디오를 틀어 듣는다.
출근을 하는 시간 나의 말동무는 라디오였다.
딸아이가 초등학교를 들어가면서 나의 운전은 장기휴식을 취하였다.
벌써 운전면허를 취득한 것이 10년이다.
이제는 장롱면허가 되어 다시 도로주행 연수를 받아야 할 판이다.
올해는 운전면허증 갱신도 해야 한다.
잠시 쉬었던 운전을 이제는 다시 시작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