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게 갓 구워낸 폭신한 빵이 좋다.
회사생활을 그만두면서 내가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이었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한 후에는 다음 스탭준비를 했었더랬다.
제과제빵에 대한 관심은 아주 막연한 기대에서 시작되었다.
함께 일했던 동료이자 같은 나이의 친구는 나와 함께 퇴사를 하면서 여러 가지 공부를 시작했더랬다.
그 친구는 제빵학원을 등록해서 먼저 실기준비를 하고 있었다.
생각해 보면 늘 그 친구는 나에게 자극제역할을 하는 소중한 친구일지 모르겠다.
그 친구의 응원과 함께 나도 한번 도전해 보았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도전!
이왕 시작한 자격증취득공부를 대충 끝내고 싶지 않았다.
남들보다 습득속도가 느린 나는, 나 자신을 잘 알기에 시간을 넉넉히 두고 공부하기로 했다.
그렇게 나는 필기시험을 먼저 치르고 실기시험을 치를 계획을 세웠다.
필기시험은 혼자 공부해 보기로 하고 실기시험은 학원의 도움을 받을 생각이었다.
예전과 다르게 제빵과 제과는 따로 진행되었다.
제빵과 제과의 공부범위 중 공통적으로 공부해야 하는 내용도 많기에 함께 진행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제빵필기시험에 합격한 후 다시 추가 공부를 하여 제과필기시험에 도전하는 계획으로 진행하였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는 것은 무조건적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내가 해낼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순차적인 방법을 선택하였다.
바로 서점으로 가서 시험을 위한 나에게 맞는 문제집을 구입하였다.
필기 시험공부는 딸아이가 학교에 가 있는 시간을 활용하였다.
제빵과 제과 모두 2주일 정도로 하루 평균 3H~4H의 공부시간을 할애하였다.
마흔이 넘고 책을 보니 졸음이 마구 쏟아지고, 머릿속에 남는 것은 글자뿐 이해력도 부족하고 외우는데 한계를 느끼기도 했었다.
계속 반복학습하는 것이 필요했었다.
2주일의 시험공부 시간 중 1주일은 이론을 공부하고 남은 1주일은 기출문제를 반복적으로 푸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꼼꼼히 하나라도 놓치면 큰일 날 것처럼 문제집을 보고 또 보고의 무한반복이었다.
다행히 그렇게 시간을 할애한 덕인지 필기시험은 한 번에 합격할 수 있었다.
실기시험은 여러 번 도전해야 할 것을 염두에 두었던 터라,
필기시험은 한 번에 합격하자 목표를 잡고 계획한 대로 된 것이 무척이나 뿌듯했다.
바로 실기시험 준비를 진행하였다.
친구가 다니는 제빵학원 지점이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도 있었기에 소개를 받고 상담에 나섰다.
이런저런 질문사항들을 적어가서 상담을 마치고 바로 수강등록을 하였다.
나는 제빵수업과 제과수업을 함께 등록하였고, 제빵수업을 마치면 바로 제과수업이 들어가는 것이었다.
수업은 주 3회 총 24회 차로 되어 있었다. 한번 수업을 들으면 3시간 수업이었고 그 시간 동안 나는 동동거리며
쉴 틈 없이 작업대와 싱크대를 반복하여 움직였다.
수업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 긴장이 다 풀려버린 몸은, 빵냄새를 한가득 머금은 채 그대로 소파에 눕혀야만 했다.
수업이 마친 날 가져온 빵들은 딸아이의 그날 간식이 돼주었다.
계획했던 것과 한 치의 오차 없이 실기시험은 한 번에 합격하지 못했다.
생각하지 못한 변수들이 튀어나왔고 실수들의 연속이었다.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나는 무수한 많은 생각들을 했다.
나이불문! 성별불문!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을 위한 도전을 게을리하지 않는구나!
현재 나는 세 번째 도전만에 합격한 제빵기능사 자격증만 손에 놓인 상태이다.
제과기능사 실기시험은 미처 도전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빵이 좋다.
따뜻하게 갓 구워낸 폭신한 빵이 좋다.
좋은 데에는 이유가 없다.
그저 그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