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알고 싶은 명란 계란말이 맛집

by 이윤지

남편은 명란을 참 좋아한다. 어느 날,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명란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오늘 저녁 메뉴 중에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며, 집으로 돌아갔다. 특별한 요리는 아니지만, 매일 먹는 계란말이 안에 명란을 살짝 넣었다. 그만큼 명란의 짭짤하고 고소한 맛을 좋아하는 남편에게 딱 맞는 메뉴였다.


저녁 식탁에서 남편은 별다른 생각 없이 계란말이를 입에 넣었다. 그리고 그 순간, 명란의 고소하고 짭짤한 향이 입안을 가득 채우자, 양쪽 엄지손가락을 세우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을 본 첫째 아이는 궁금한 듯이 말했다.

"나도 계란 줘."

“너희는 조금 전에 밥 먹었잖아.”


아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고개를 뒤로 젖히고 입을 크게 벌렸다. 그 모습에 웃음이 났다. 결국 나는 계란말이를 한 입씩 넣어주었고, 18개월짜리 둘째는 “따죠, 따죠”라며 또다시 나에게 요구했다. (나도 또 줘!) 그러자 이번엔 남편도 합세하여 아이들 뒤에 줄을 서더니, 마치 입을 벌리는 이 작은 아기 새들 앞에 자신도 놓쳐선 안 된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이렇게 별거 아닌 반찬 하나로 다들 이렇게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문득 깨달았다. ‘이게 진정한 행복이구나.’ 준비한 계란말이가 다 사라졌지만, 누구 하나 떠날 줄 모르고, 결국 또 한 판을 더 만들었다.


우리 아이들은 희귀질환 때문에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많지 않다. 그런데도, 그 몇 가지 메뉴들을 통해 이렇게 기쁘게 웃고 배부르게 먹는 모습을 보면, 정말 감사할 수밖에 없다. 이런 작은 행복이라도 내가 조금 더 신경 쓰고 배려함으로써 아이들에게 줄 수 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게 되었다. ‘먹을 수 없음’에 대한 집착은 더 이상 아이들에게 필요하지 않다고 다짐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이것이 부족하다’라는 생각보다는, ‘이것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이들이 잘 먹고 있는 그 순간, 나는 그들의 얼굴에서 빛나는 행복을 보며, 삶에서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떠올렸다. 그리고 그 생각은 나만의 다짐으로 굳어졌다.


어쩌면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내 여유로운 마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항상 음식 하나하나를 체크하고, 먹을 수 있는지 여부를 따지며 마음을 졸였던 나날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날, 나는 몸이 고단하고 지쳐도 마음만큼은 여유로움을 가져보려고 했다. 두 시간마다 식사를 조금씩 자주 먹여야 하므로, 나도 고단함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 고단함 속에서도 감사함이 있었다. 아이들이 이렇게 식사를 할 수 있음에, 그들의 입에 음식이 들어가고, 그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고마웠다.


많은 사람이 한 끼 식사하는 것을 당연하다고 여기고, 아무렇지 않게 지나쳐 버린다. 나 또한 그랬다. 일상에서 매일같이 먹는 것들이 그저 ‘배를 채우는’ 수단으로만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나는 다시금 그 사소한 일이 얼마나 귀하고 감사한 것인지를 절실하게 깨닫게 되었다. 음식을 준비하는 것, 그것을 나누는 것, 가족과 함께 웃으며 식사하는 그 모든 순간이 사실은 매우 특별한 일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저 간단한 한 끼 식사가 주는 따뜻함. 우리가 흔히 놓칠 수 있는 그 소소한 행복을 이번 기회에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작은 기쁨이지만, 그것이 모여서 우리가 행복해지는 것이다. 내가 준비한 계란말이 하나로, 가족이 함께 나누는 그 작은 순간들이 나에게는 무엇보다 큰 의미로 다가왔다.


오늘, 아이들이 웃으며 계란말이를 먹는 모습과 함께, 나는 그런 작은 일상에서 비로소 진정한 행복이 존재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평범한 하루를 마무리하는 그 순간, 나는 생각한다. 우리가 함께 걸어가는 이 길 위에서, 오늘처럼 소소한 일상이 가져다주는 행복을 놓치지 않도록 하자고.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매일같이 잊고 지나치던 작은 기적들이 아닐까. 작은 것 하나하나가 쌓여, 결국 삶의 의미가 되고, 우리가 진짜로 소중히 여겨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법이니까. 그 어떤 거창한 순간보다, 우리 서로의 손을 맞잡고 웃고 떠드는 이 순간이 바로 가장 큰 기적이라는 것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그런 생각을 하며, 오늘의 마지막 한 끼는 또 다른 의미가 되어 내 마음속 깊이 새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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