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와 반성의 악순환
이유 없이 화로 들끓었던 반성의 순간을 기록하다.
시간은 아침. 정확히는 모르겠다.
잠을 푹 자고 개운한 기분으로 일어난다.
새벽 7시경 아이들도 기상.
아침밥을 잘 안 먹을 걸 알기에 빵을 굽는다.
그나마 낫다고 생각한 거지.
바삭하게 굽지 말고 말랑하게 해 달라는 주문.
그래. 해달라는 대로 해주면 잘 먹을 거야.
그때 또 먼 산만 보고 있는 작은 아이.
무슨 이유에선지 모를 화가 치밀어 오른다.
좋게 말할 수도 있었을 텐데 반성의 순간이다.
큰 아이 등교 준비를 위해 두꺼운 겉옷을 꺼낸다.
소매가 거뭇거뭇하다.
어제 분명 학교에서는 벗으라고 여러 번 말했는데.
솟구치는 화를 참지 못한다.
그렇게 그녀는 한 바탕 울고 등교를 한다.
마음이 시큰거리기 시작한다.
죄책감이다.
신랑의 출근 시간이 늦어버렸다.
작은 아이가 아빠를 연신 불러댄다.
나는 작은 아이에게 차분히 말했다(지극히 내 생각).
"아빠 지금 늦었으니까 조금만 기다리면 엄마가 갈게."
내 말은 들리지 않는 듯하다.
"아빠. 이리로 와."
내뱉는 모든 말에 화가 섞인다.
이번에도 이유는 불분명하다.
버럭 하는 큰 소리에 작은 아이는 깜짝 놀란다.
왜 그랬을까?
머릿속에 온갖 후회들로 가득 찬다.
그 사이를 비집고 얼굴을 내미는 생각 하나.
'내가 아직 다 안 나아서 그런 건가?'
나는 의사가 아니라 판단할 수는 없지만 하나는 안다.
우울증이란 병에 기대면 안 된다는 것.
오늘의 잘못을 안다.
후회와 반성을 반복한다.
아직 미성숙한 아이들은 말 안 듣는 게 정상이다.
여러 번 말을 반복해줘야 하는 것도 당연한 것이다.
신랑이 바쁘면 스스로 시간 조절을 했겠지.
모든 순간에 내가 불같이 화내지 않았더라도 말이다.
다시 한번 다짐한다.
입술을 꽉 깨물고 다른 방법으로 화를 삭여보기로.
귀한 아이들이 더 이상 나의 화받이가 되게 할 순 없다.
마음 깊이 새기기 위해 글로 기록한다.
내일 또다시 찾아올지 모를 반성의 시간을 대비해서.
언젠가는 후회 없는 날들이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