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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얼바인 고수 Mia Kim Oct 25. 2024

판교는 무슨 꿈나라 같아. 뭐가 다 돼.

동판교 2년, 서판교 2년을 살아 본 경험자로서...

애들이 어렸을 때 갑자기 서판교로 이사를 갔다.

마침 큰애 작은애가 다 폐렴에 걸렸는데.. 어렸을 때 공기가 좋은 데서 크게 해 주자고 갑자기 정한 결정이었다.


그래서 그 결정 후 3주 만에 서판교 금토산 앞 아파트에 집을 얻고 역삼동에서 그 서판교집으로 이사를 했다.



이젠 판교 하면 현판을 떠올리지만 사실 난 판교의 시작은 서판교라 생각한다. 이민 오기 전 동/서판교 각 2년씩 살며 가장 극강의 육아시기를 보냈기에 아직도 굽이굽이 선하다.

원마을엔 아름다운 금토산으로 들어가는 쪽문이 있다. 아둘 데리고 그 산을 넘어 판교 도서관으로 가 아동 열람실에서 2시간 죽 때리다 구내식당서 2천 원짜리 돈가스를 사주었다. 매점도 있어서 거기서 죠리퐁 사주면 최고 피크를 찍는 날이었다.


저녁으론 운중동 장수촌에서 4.5만 원 하는 닭 한 마리를 먹고(특히 갓김치가 갓) 뉘엿뉘엿할 때 낙생초 옆 용놀이터에서 애들을 또 2시간 놀렸다. 바닥분수까지 즐기니 땀은 다 식은 모양이다.


편의점서 아이스크림을 몇 개 사 습관처럼 주변 부동산을 돌았다. 당시엔 70평 토지가 6억 이하였고 건축비는 3억대였다. 지금은 모두 4배 이상 가는 곳이지만.


서판교에선 화랑공원으로 이어지는 굴다리가 있었고 그 끝에는 캡 좋은 생태체험장이 무료였다. 수영장도 있었다. 쭉 가면 알파리움단지가 나오고 판교역서부터 동판교 롯데마트 건물로 이어지는 육교를 이용해 횡단보도 1개 없이 걸어갈 땐 자기 부상 열차가 된 듯했다.


몇 년 후엔 카카오 빌딩? 이 생겨 더 웅장한 아케이드로 무려 무인양품?을 구경하며 현판으로 빠지거나 헬게이트 롯마 지하로 가서 애들 장난감 하나씩 사고 싸게 나온 수산물도 샀다.


현판은 개장 초기엔 정말 인심이 후했어서 화장품 하나만 사도 화장을 해주거나, 발레 쿠폰을 남발하거나, 만원만 써도 지하에서 좋은 선물을 줬다. 맨 밑층엔 무슨 서점도 있었는데 그 특유의 향기가 선하다.


Eataly도 맛있었고(특히 봉골레), CGV는 늘 쾌적했다.


그리고 이 모든 여정에 애들 잠자리채를 계속 들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현판 지하엔 세젤 세련된 맛집이 많았는데... 그땐 그저 덤덤했지만..


년 후 여기를 방학 때 한국 들어가서 가보면...


마치 와칸다에 온 거 같아. 미래 도시랄까...


이젠 이민 온 지 6년 차.. 그 기억들도 점차 사라져 간다....

지금은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다. 그런데 이 모든 기적의 시작이 사실은 판교였다..왜냐고? 판교에서 애들 키우며 부동산 재테크를 많이 했다. 그러니 떠나는 자에겐 복이 있는게 맞다


#판교 #서판교 #동판교 #강남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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