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무거움
다리 다친 까치가
뒤뚱거리며 종종걸음으로
주위를 살핀다
먹이를 찾는지
종량제 봉투를 쪼기도 하고
양념치킨 박스의 포일을 부리로 굴리기도 한다
경계심때문일까, 굶주림 때문일까
한 순간도 안심할 수 없어
사위를 경계하고
다리를 끌며 제자리를 돌며
옆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그의 경계
그의 몰입
그의 움직임
삶이 무겁다
그에게 배운다
출근길에 다리를 저는 까치를 봤다. 차에 치인 것은 아닌지, 길고양이의 습격 때문인지 걱정스레 바라보았다. 나와 눈이 마주친 후 경계하듯 뒷걸음질 치던 녀석은 종량제 쓰레기와 분리수거 봉투가 모아진 전봇대 주변을 맴돈다. 고통스러운 다리를 끌면서 주변을 맴도는 까치를 보며 [성북동 비둘기]를 생각하는 것조차 사치처럼 느껴졌다. 출근길이 무겁다. 삶이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