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로또 번호를 불러준다
첫 번째 동그라미
두 번째 번호도 동그라미
세 번째도 동그라미
우와~~~~
그 이후론 맞는 번호가 하나도 없다.
로또 복권 종이가 어마 어마 하게 많은데 처음 세 번호 이후론 맞는 번호가 하나도 없다.
어쩜 이렇게도 안 맞냐며 엄마랑 깔깔 거리며 웃었다.
엄마랑 이렇게 사이좋게 놀아본 적이 평생 한 번도 없는데,
기분이 너무 좋고 재밌다.
문밖에서 내 이름을 부르는 엄마 목소리에 눈이 번쩍 떠졌다.
귀신이 3번 부르기 전에 깨어나야 안 죽는다는 걸 꿈속에서도 인지하고 있던 거?
폰을 켜서 시간을 확인하니 새벽 4:23
엄마한테 무슨 일이 있나?
이 시간이면 아빠가 새벽 운동 가시려고 일어나실 시간인데~~~
무슨 일이 있다면 연락이 오겠지.
현실에서나 꿈에서나 소리만 지르고 못살게 구는 엄마와 너무 다른 꿈이라 적응이 안 됐으나 기분은 너무 따뜻하고 포근한 상태다.
로또를 사기엔 불러준 번호가 생각 안 난다.
첫 번째 숫자가 사십 번대, 17, 그다음은 뭐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