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처음 들은 침묵
2003년 10월 18일, 토요일
나는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울었고, 모두는 그걸 ‘정상’이라 여겼다.
“건강하게 태어났습니다.”
의사의 말에 엄마는 안도했고, 아빠는 그 말을 믿었다.
그 누구도 몰랐다. 내가 그 순간부터 단 한 번도, 세상의 소리를 듣지 못했다는 사실을.
시간이 흘러, 나는 자라고 있었다.
울고, 웃고, 기어 다니고, 엄마 품을 찾고. 겉보기에 나는 다른 아기들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엄마는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문을 쾅 닫아도, 강아지가 짖어도, 텔레비전 소리를 크게 틀어도 나는 눈을 깜빡이지 않았다.
불러도 돌아보지 않았고, 자장가를 틀어줘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엄마는 처음엔 내가 ‘조금 느린 아이’라 생각했다.
“괜찮아. 아기들은 다 때가 있어.”
주변 사람들은 그렇게 말했고, 엄마도 스스로를 설득하려 했다.
하지만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아무리 불러도, 아무리 소리를 내도 나는 단 한 번도 엄마 쪽을 바라보지 않았다.
결국, 엄마는 나를 데리고 병원에 갔다.
아기를 위한 청력 검사.
작고 차가운 기계 앞에서 나는 가만히 있었고, 귀에 붙은 센서는 조용히 데이터를 수집했다.
그리고… 의사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이 아이는 소리를 듣지 못합니다.”
“선천성 청각장애가 의심됩니다.”
그날, 엄마는 ‘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지?‘라고 말씀하시면서 많은 눈물을 흘리셨다고 한다.
나는 엄마의 품이 따뜻한지는 느낄 수 있었지만, 엄마의 숨죽인 울음소리는 들을 수 없었다.
그렇게, 내 ‘소리 없는 세상’의 존재가 처음으로 세상에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