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면서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들에 대해서 깊게 생각할수록 이중적인 마음을 느끼게 된다.
평온하고 반복적인 삶도 좋다고 생각했는데, 열정 가득하고 성취지향적인 삶을 살고픈 마음도 든다. 돈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돈이 없으니 어딘가 불안한 마음이 들어 돈을 더 많이 벌고 싶다는 마음도 든다.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나의 환경적/성격적 특성을 다 버리고 완전히 다른 삶을 살고픈 마음도 든다.
내가 추구하는 방향과 현재의 내가 달라서 생기는 문제인 것 같다. 습관처럼 생각하는 마음과, 기존에 내가 해왔던 생각들과는 다른 마음. 이중적인 마음이 동시에 들면서 나의 가치기준도 점점 모호해진다.
몇십 년 동안 고수해 온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는 그만한 노력이 필요하다. 습관이 참 무섭다.
그냥 죽을 때까지 조금은 더 나은 모습의 내가 되기 위해 다짐하고 고쳐가며 살겠지. 사람들은 죽는 것이 무섭고 다시 태어나고 싶다는데 나는 죽으면 평온할 것 같다. 온갖 잡념과 생각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가장 평온한 상태일 것 같다.
어쩌면 삶이 계속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에 집착해서 스트레스를 받나 보다. 인생에 100%라는 것은 없는데, 크게 재밌지 않은 삶을 개선하며 살아가는 게 벌써 지루해서?
이중적인 마음이 들어도 괜찮다고 나를 위로하지만, 해결방법은 나도 모른다. 어쩌면 해결되지 않아도 괜찮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