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끝난 후, 나는 학생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네고 노트북을 닫으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화면을 보니 리우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평소보다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리우 씨, 아직 안 가요?"
리우는 머뭇거리며 말을 꺼냈다.
"선생님, 잠깐 얘기할 수 있을까요?"
나는 의자를 다시 고쳐 앉으며 그를 향해 미소 지었다.
"물론이죠. 무슨 고민 있어요?"
리우는 깊은숨을 들이마시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사실… 저는 내년에 한국으로 유학을 가고 싶어요. 그런데 솔직히 좀 걱정돼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리우의 말을 기다렸다.
"유학 가는 건 제 꿈이었어요. 그런데 요즘 생각해 보니까, 한국에서 혼자 생활할 자신이 있을까 싶어요. 언어도 아직 부족하고, 아는 사람도 없고… 적응을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나는 그의 고민을 이해하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 외국에서 혼자 생활하는 건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죠. 그런데 리우 씨, 한국에 가서 가장 걱정되는 게 뭐예요?"
리우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음… 제일 걱정되는 건 '혼자'라는 거예요. 가족도 친구도 없고, 모든 걸 스스로 해야 하니까요. 밥은 어떻게 챙겨 먹고, 은행 일은 어떻게 보고, 아플 땐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만 해도 막막해요."
나는 미소를 지으며 그를 안심시키려 했다.
"리우 씨, 사실 그런 걱정은 누구나 해요. 저도 처음 중국에 왔을 때 비슷한 고민을 했어요. 다 낯설고, 뭘 해야 할지도 몰랐죠."
리우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
"선생님도 처음에는 힘드셨어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과거를 떠올렸다.
"그럼요. 처음에는 모든 게 낯설었어요. 특히 은행 업무 같은 건 전혀 경험이 없었고, 길을 잃기도 했어요. 하지만 결국 하나씩 배우면서 익숙해졌죠."
리우는 내 말을 듣고 한숨을 쉬며 웃었다.
"그래도 선생님은 지금 중국에서 잘 생활하고 계시잖아요. 저도 익숙해질 수 있을까요?"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당연하죠! 리우 씨는 한국어도 배우고 있고, 유학을 가겠다는 확실한 목표도 있어요. 가장 중요한 건 준비예요. 한국 가기 전에 필요한 것들을 미리 정리해 두면 훨씬 적응하기 쉬울 거예요."
리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메모를 하기 시작했다.
"필요한 것들을 미리 정리해 둔다면… 예를 들면 어떤 걸 준비해야 할까요?"
나는 손가락을 하나씩 접어가며 설명했다.
"첫 번째, 기본적인 생활 정보를 익혀야 해요. 예를 들어, 한국의 교통 시스템이나 대중교통 카드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아두면 좋겠죠. 두 번째, 병원이나 응급 상황에 대비해서 간단한 한국어 표현도 연습해 두면 좋아요. 세 번째, 미리 한국에 있는 유학생 커뮤니티를 찾아두세요. 처음에 친구가 없는 게 가장 힘들 거예요. 그런데 같은 처지의 유학생들과 연결되면 훨씬 마음이 편해질 거예요."
리우는 빠르게 메모를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오… 그런 건 미리 준비할 수 있겠네요."
나는 한 가지 더 덧붙였다.
"그리고 또 중요한 건, 새로운 경험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거예요. 처음에는 실수도 하고 어려움도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게 정말 많아요. 저도 중국에 처음 왔을 때 많이 실수했어요. 하지만 그 덕분에 더 빨리 적응할 수 있었어요."
리우는 한결 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맞아요. 사실은 아직 가보지도 않은 걸 너무 걱정했던 것 같아요. 차근차근 준비하면 괜찮아질 것 같네요."
나는 격려하며 말했다.
"그럼요! 준비만 잘하면 한국에서도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혹시 더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물어보세요."
리우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선생님, 오늘 정말 감사해요!"
나는 화면을 보며 따뜻하게 웃었다.
"천만에요! 다음 수업에서 또 봐요!"
그렇게 리우는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인사를 하고 로그아웃했다. 나는 노트북을 닫으며 그의 유학생활이 순조롭기를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