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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관련 조사 '에'와 '에서'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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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29. 2024
오후 수업 시간.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부드러운 햇살과 함께 교실은 적당히 활기차면서도 차분한 분위기였다.
이번 수업은 초급반이 아닌, 이전보다 조금 더 학습에 익숙한 옆 반 학생들과 함께 진행되었다. 오늘의 주제는 장소를 나타내는 조사 '에'와 '에서'의 차이였다. 나는 칠판에 큼직하게 '장소 조사: 에 vs. 에서'라고 적고 말했다.
"여러분, '에'와 '에서'는 한국어에서 장소를 나타낼 때 자주 쓰는 조사인데, 두 조사가 어떻게 다른지 생각해 본 적 있나요?"
학생들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노트를 준비했다.
메이리가 손을 들고 물었다.
"선생님, 두 조사가 모두 장소를 나타낸다고 해서 같은 의미로 쓰일 수 있는 거 아니에요?"
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아주 좋은 질문이에요, 메이리. 비슷해 보이지만, '에'와 '에서'는 사용되는 맥락이 완전히 다릅니다. 자, 같이 알아볼까요?"
공통점: 장소를 나타내는 조사
"우선, '에'와 '에서'의 공통점부터 살펴볼게요. 두 조사 모두 체언 뒤에 붙어 장소를 나타냅니다."
나는 칠판에 '체언 + 에', '체언 + 에서'를 적었다.
"예를 들어, '학교에 갑니다'와 '학교에서 공부합니다'를 보세요. 두 문장에서 모두 '학교'라는 장소를 중심으로 말하고 있죠. 하지만 두 조사가 말하는 장소의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루이안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그럼 언제 '에'를 쓰고, 언제 '에서'를 써야 하는 거예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칠판에 예문을 추가했다.
1. 학생이 도서관에 있습니다.
2. 학생이 도서관에서 책을 읽습니다.
"자, 이 두 문장을 보면, 첫 번째 문장은 '도서관에 있다'는 정지 상태를 나타냅니다. 즉, '에'는 사람이나 사물이 특정 장소에 존재하거나 멈춰 있는 상태를 나타낼 때 사용합니다. 반면 두 번째 문장은 '도서관에서'라는 장소에서 '책을 읽다'라는 동작이 이루어지는 상황을 말합니다. 여기서 '에서'는 동작이나 행동이 일어나는 장소를 나타낼 때 쓰이죠."
차이점: 정지 장소와 동작 장소
나는 칠판에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에': 정지 상태의 장소
'에서': 동작이 진행되는 장소
"이 두 조사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이 점이에요. '에'는 존재의 상태를 나타내는 정지 장소, '에서'는 행동이 벌어지는 동작 장소를 나타냅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나는 학생들에게 질문했다.
"'학생이 교실에 앉아 있습니다'와 '학생이 교실에서 공부합니다' 중에서, 어느 문장이 동작의 장소를 나타낼까요?"
하오펑이 손을 들고 대답했다.
"'교실에서 공부합니다'가 동작 장소를 나타내는 거죠?"
"정확해요! 아주 잘했어요."
조사와 결합하는 동사
"다음으로, '에'와 '에서'가 어떤 동사와 자주 결합하는지 살펴봅시다.
'에'는 주로 있다, '없다, 많다, 적다' 같은 존재와 관련된 뜻을 나타내는 형용사라든지 '앉다, 서다, 머물다, 남다, 걸다' 같은 동사와 함께 쓰이고, '에서'는 읽다, 공부하다, 이야기하다' 같은 진행되는 행동을 나타내는 동사와 잘 어울려요. 보통 '에서'는 형용사와 어울리지 않고요."
나는 칠판에 다시 예문을 적었다.
1. 나는 방에 있습니다.
2. 나는 방에서 책을 읽습니다.
"이 문장에서 '방에 있다'는 단순히 장소를 나타내는 정지 상태이고, '방에서 책을 읽다'는 방이라는 장소에서 책을 읽는 동작을 말합니다. 두 조사의 조합이 달라지는 이유죠."
시앙루가 질문했다.
"그럼 '에'를 쓰는 동사와 '에서'를 쓰는 동사를 혼용하면 안 되는 거예요?"
"좋은 질문이에요, 시앙루. 보통은 안 돼요. 예를 들어, '나는 도서관에 공부합니다'는 틀린 문장이고, '나는 도서관에서 공부합니다'가 맞습니다. 동사와 조사의 조합이 중요하다는 걸 기억하세요."
맞는 문장과 틀린 문장 구별하기
나는 학생들에게 연습 문제를 냈다.
"자, 칠판에 있는 문장을 보고, 맞는 문장인지 틀린 문장인지 구별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