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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타마리에 Nov 25. 2024

아이들 데리고 외식을 해야 하나요?

뉴질랜드의 식사예절

큰아이가 네 살 때, 유치원에서 알게 된 친구의 엄마와 가까워졌다. 세르비아에서 잡지사 에디터로 일했던 그 친구는 어디서나 우아했지만, 자녀 교육에서는 상당히 엄격했다. 우리는 가끔 아이들을 데리고 커피를 마시러 가곤 했는데, 나는 1살, 3살, 4살 아이 셋을 데리고 있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었다.


그때라 외식은 꿈도 못 꿨는데, 그 친구는 아이들과 자주 외식을 다닌다고 해서 너무 신기해서 물었다. “너희는 어떻게 레스토랑에 그렇게 자주 다녀?”


그 친구가 말하길, “자주 데려가야 배워. 그냥 밥만 먹는 게 아니라, 공공장소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테이블 매너는 어떻게 하는지 알려줘야지. 힘들다고 안 데리고 다니면 아무것도 못 배우잖아.”

그 말이 나를 깨우쳤다. 생각해 보니 이곳 많은 레스토랑에서 어린아이들도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얌전히 기다리고 매너를 지킨다. 아이들이 공공장소에서 소란을 피우거나 말썽을 부리는 건, 그런 걸 가르쳐줄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단순히 밥만 먹이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환경에 적응하도록 도와주려면 어려운 순간을 감내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이 교육의 힘이고, 아이들도 결국 사회 속에서 적응을 배울 테니까. 물론 나에게는 시간이 조금 더 걸렸고, 그 시간이 힘들게 느껴졌던 적도 많았지만, 그 경험은 충분히 가치 있었다.


삶은 실전이고, 경험은 그 실전을 위한 연습이다. 레스토랑에서 아이들은 인내심, 자제력, 타인에 대한 존중, 사회적 규범, 자율성을 배울 기회를 얻는다. 이러한 자질들은 집이나 학원에서 책으로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회 곳곳, 삶의 구석구석이 나와 아이에게 체험학습의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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