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뿐히
오늘은 동생과 나는 각자 퇴근 후, 부모님의 먼지역 일하심으로 집을 비우게 되어 동생과 나 둘이서 잠을 들어야 하는 날이었다.
저녁을 챙겨 먹으려던 중 민환선배로부터 전화가 오게 되었다.
"퇴근 잘했어?"
"어"
"너 퇴근길 부모님들 집에 계시지 않는 날이라고 은혜 네게 얘기 듣고 문단속 잘하라고 전화했어"
"알았어, 문단속 잘하고 잘게, 동생이랑 있어 별 무섭지도 않는걸"
"근데 은혜야"
"어, 밥은 챙겨 먹었어?"
"슬슬 챙겨 먹으려고"
"아하 그래? 잘됐네"
"왜?"
"나 밖에서 시간 좀 보내다 집 들어가기 전 야식으로 먹으려고 음식 시킨 게 있거든"
"그런데?"
"너 귀찮게 해서 미안한데, 너 잠시만 집 대문 앞 나왔다 들어가면 안 될까?"
"지금?"
"어, 미안해 귀찮게 해서"
"아니야, 곧 나갈게"
전화를 끊고서 대문 앞을 나오니 민환선배가 서 있었다.
"자, 이거 받아"
따끈한 치킨이다.
"치킨이네? 맛있겠다"
"은혜가 좋아하니 다행이네"
딱 보아도 우리 남매 챙겨주려 근처에서 사 온 치킨
같았다.
늘 우리 남매를 챙겨도 생색 한번 내지 않는 선배모습
"선배, 들어가자 우리 집에서 준호랑, 나, 선배 셋이서 같이 먹자"
"말이라도 고맙네, 같이 먹은 걸로 하고 난 이만 가볼게, 나와줘서 고맙고, 천천히 체하지 않게 잘 챙겨 먹고, 소화 좀 시켰다 자도록 해."
물가에 내놓은 아이걱정하듯 걱정이 태산 같은 선배.
"알았어, 감사히 잘 먹을게, 선배 조심히 잘 가"
"이렇게 은혜 너 얼굴 보고 가서 좋은 밤이네
준호랑 잘 자고, 내일 또 연락할게"
우리 남매 배고프지 말라며 먹을 것 챙겨다 주러 온 선배는
개인적 일을 보기 위해 외출 나온 사람처럼 말하고서는 사뿐히 챙겨다 주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는 선배
커밍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