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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거인 Oct 16. 2024

사치 부린 날

끝이 어디인지도 모를

공활한 가을하늘이다.

구름이 한 점도 없다.

그 창공을 뚫기라도 하듯,

시원하게 날숨을 해버렸다.

이른 아침부터 

눈이 부시도록 반짝이는 햇살을 마주했다.

외면하려 선글라스를 썼다.

살갗에 부딪치는 애교 있는 바람은

기꺼이 받아주었다.

잘 볶아진 진한 커피 향은

가을의 정취를 짙게 한다.

아이스커피를 한 모금 마시는 순간

으스스 부르르

몸이 떨려왔다.

온열시트를 누르고

핸들의 열선을 켰다.

포근한 따스함이 꾸물꾸물 내 안으로 들어왔다.

때 맞춰 흐르는 'This is me'의 리듬감은

나의 오장육부를 흔들어댔다.

완벽한 아침이다.

아니 지나치게 완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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