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실종
겨울은 봄을 사랑했다.
겨울은 봄에게 다가갈 수 없었다 z
따스한 봄이 겨울을 녹여
겨울이 사라지기에
하지만 겨울은 봄에게 다가가고 싶어 했다z
답답했다.
자신의 몸을 버릴 만큼 봄을
사랑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는 물었다.
'봄한테 계속 다가가게 되면 너는 결국 사라질 거야.
널 버릴 만큼 봄을 사랑하니?'
겨울은 답했다.
어차피 나는 곧 녹아 사라질 거야.
천천히 녹아서 사라지는지,
빨리 녹아서 사라지는지 딱 그 차이일 뿐이야.
'나는 평생을 차갑게 살아왔으니
따뜻한 봄의 품에 녹아 사라질 거야.
겨울은 미소와 함께 그 말만을 나에게 남기고는
터벅터벅 걸어 봄에게 다가갔다.
겨울을 마주한 봄은 힘껏 그를 안았다.
.
.
.
겨울이 사라졌다.
겨울이 사라진 자리엔
못다 핀 목련 한송이가 놓여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