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한 사람을 만나면 강박증과 트라우마를 떠안는다
참 세상엔 홀로 살아갈 수가 없다. 불가피한 사실이다. 참 모순인 건, 사람이 그렇게 싫으면서도 혼자라는 사실 또한 너무 싫었다는 점이다. 정말 사람마음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성인이 되고서, 대학생시절부터 사회생활까지, 별의 별 사람을 다 만나게 된다.
내가 느낀 건, 사람이 문제인건지, 사람의 마음이 워낙 다양해서 인지, 내가 삐뚤게 보게 되는건지, 그 사람들이 나쁜건지, 내가 나쁜지 도무지 분별할 길이 없었다는 점이야.
대학생이 되서는 더는 안 그럴 줄 알았던, 여학생들의 편가르기는 오히려 더욱 난무했고, 서로의 이간질, 질투, 시기, 뒷담화, 잘난체 등등 참 많은 광경들을 보고 있노라니,
‘아, 세상은 어른이 될수록, 점점 더 탁하고 정말 더러운 이면들이 많이 보이는 구나…이런 게, 세상이란 거구나.’
더욱 날이 갈수록 사람을 믿을 수 없는 존재라 여기며 살게되더라. 정말 이상한 사람들, 내 눈 안의 세상은, 온통 이상한 사람들 투성이었어.
내 평생 소원은 제발, 평범하게 조용하게 사는 것이었는데, 도무지 이게 세상밖으로 나오니, 더 가관으로 평범할래야 평범할 수가 없지 않은가.
대체, 이상함과 정상의 기준은 누가 만든 걸까, 난 이상할까 정상일까, 누가 나쁘고 누가좋은가. 대체 정답이 무언지, 이 수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겪어가야 하는지 혼란스러웠어.
아무도 답을 알려주질 않으니, 나는 갈수록 미쳐버릴 지경이에 이르더라.
너무 비열하고, 치사하고, 비겁하고, 자기 잘난맛에 살고, 폭력적이고, 찌질하고, 거짓말쟁이들 투성이었고, 너무 나쁜사람들이 많았어 나에겐. 그럼에도 ‘착각이겠지 내가 잘못생각하는거겠지.’하고 참, 많이도 내 스스로를 다독였지만 늘 돌아오는 건 배신이었다. 그래도 이 수많은 사람중에 단 한명이라도 진실된 사람이 있겠지하는 바램으로 말야. 바보같이.
더불어 20대에 만난 남자친구들은 모두 내 몸만 탐하는 영혼없는 짐승들 같았어. 그 뒤로, 점점 이상한 강박증이 하나 생겨나기 시작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