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부터 우리 어학원을 다니게 된 6살 여자친구 S.
영어뿐만 아니라 언어 자체에 감이 높아 어휘의 폭이 깊고 넓은 야무진 친구다. 또, 나이 차이가 꽤 있는 언니가 있어서 인지 나이에 비해 표현력도 뛰어나다. 감사하게도 영어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아주 높은 편이어서 영어 수업에 쉽게 적응하여 행복한 원생활 중이다.
특히 영어 말하기를 정말 좋아하고 즐거워해서 원어민 선생님들을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친구다.
원어민 선생님들께 Conversation 교재를 통해 S가 배우는 표현은 아직까진
Q : Do you like apples?
A : Yes, I do. / No, I don't.
Q : What animals do you like?
A : I like rabbits.
와 같은 순수하고 귀여운 표현들인데,
우리 똑똑이 S가 정말 호기심 어린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미국과 영국 출신 원어민 선생님들께 한 질문은 "Do you like 트럼프?"였다. 안타깝지만 원어민 선생님들 그 누구도 S가 원하는 'Yes, I do.' 혹은 'No, I don't.'와 같은 시원하고 명확한 대답을 해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날은 S가 우리 반의 주인공으로 친구들에게 집에서 가지고 온 물건이나 책을 소개하는 날이었다. 한 달 동안 배우는 주제와 관련하여 좋아하는 것을 가져오는 날인데, 아이들에게는 본인 순서만을 간절히 기다리다가 드디어 맞이하는 소중한 스페셜 데이이다.
정신없는 등원시간.
S는 큰 보조가방에 본인의 물건을 가져왔는데 원목으로 만든 꽤 커다란 교구여서 6살 보통 신체의 여자친구가 들기에는 조금 무거운 무게였다.
아이들이 유치원 가방 외에 별도의 짐을 들고 오는 날이면, 항상 차량 도우미 선생님들께서 대신 들어주시곤 하는데 그날도 유치원 현관까지 들어주시고 S가 잠시 건네받은 뒤에 아이들을 맞이하는 나를 포함한 여러 선생님들이 다시 전달받아 교실까지 들어줄 참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S에게 그 가방이 꽤 무거운 듯했다. 특히 어리광도 거의 없는 씩씩한 S가 이렇게 말할 정도였으면 진짜 무거웠다는 거다.
아직 heavy라는 표현을 배우지 못했던 S는 원어민 선생님께 마지못한 표정으로 가방을 보여주며 이렇게 얘기했다.
"Teacher... Little str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