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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살 더 먹는다고 상심하지 말자

병 진단 후 마음가짐

by U찬스


새해가 되면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세상의 모든 생명이 자연스럽게 겪게 되는 숙명이기도 하다.

두 번째는 나이를 먹을수록 그만큼 신체가 쇠퇴한다는 사실이다.
젊었을 때는 아무리 피곤해도 하룻밤 자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쌩쌩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휴대폰을 조금만 봐도, 노트북으로 글을 조금만 써도 여기저기 쑤시기 일쑤다.
목덜미, 어깨, 심지어는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허벅지 관절까지도...

하긴, 아직 10대인 내 아들도 "나이 한 살 더 먹으니 피곤하다"는 말을 하곤 한다... 허허...

그러니 나처럼 나이를 더 먹은 사람이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건 새삼스럽지도 않다는 얘기다.


이렇듯 우리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신체적 나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애석하게도 그것이 자연의 법칙이고, 우리의 숙명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나마 위안이 되는 사실이 있다.
바로 정신의 나이는 신체의 나이처럼 쇠퇴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성숙해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때가 많다.

예전 같으면 쉽게 화가 날 일에도 이제는 이런 생각이 먼저 떠오른다.

'저 사람도 기분 안 좋았던 일이 있었겠지.'

'얼마나 속상했으면 그랬을까.'

단순히 '내가 그냥 참자'가 아니라, 그 사람의 상황이 이해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나도 과거에는 작은 일에도 화를 내곤 했었다.
지금도 누군가가 내게 싫은 소리를 하면 마냥 속이 편하지 만은 않다.

하지만 이제는 그조차도 이해하고 포용하려는 마음이 생겼다. 내 마음이 유연해졌기 때문에 웬만한 일에 크게 흔들리지 않게 된 것이다.

​이것은 내 노력이라기보다는,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적으로 얻은 삶의 이치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런 말을 하는 나를 보고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난 아무리 한 살 더 먹어도 마음이 넓어지지는 않던데?"

자신은 그렇다고 여길지 모르겠지만, 예전의 자신과 지금을 비교해 보자. 아마도 작은 변화라도 있었을 것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좋은 점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며 고통이 무뎌지고, 결국 그 경험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준다.



새해가 될 때마다 나이 한 살 더 먹는다고 마냥 상심하지는 말자.
먹어가는 나이만큼 우리의 마음도 한 뺨 더 자라고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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