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을 이겨낸 또 다른 세계에서의 나는

by 필제

거짓으로 도배된 허상에 집어삼켜질 때마다 번번이 그는 혼란에 빠져들었다. 자신이 결말을 바꾸었기 때문이라고 늘 자책해 왔다.


또다. 또다시. 이상한 목소리가 들린다. 마치 실제로 그 공간 속에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실체는 늘 목소리뿐이고 그마저도 곧 사라져 버린다


나는 알고 있다. 이 소설의 결말을. 그럼에도 끊임없이 반복된 과거에 갇혀 행복한 결말에 대한 갈망에 사로잡혀서, 번번이 가질 수 없는 높은 허상을 꿈에 안고 같은 시도를 하는 이유에는


이젠 영원히 가질 수 없는 선택이 눈앞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몇 번이나 돌고 돌아 이제야 마지막에 다다랐다는 느낌이 든다. 그 마지막이 원치 않는 결말일 것이라는 것도 안다.


같은 선택에도, 그럼에도 세상이 영원한 시간이 흐르는 이곳을 벗어나게 해 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것도 안다. 이밖에는 모든 시간이 멈춰진 공허뿐이라는 것 또한 안다.


그곳의 현실은 절망으로 가득 차 있다. 만약 모든 게 원래대로 돌아가고, 나 또한 제자리를 찾는다면 어떻게 그곳에서의 삶을 꾸려나가야 할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그래 난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어. 내 삶은 이곳뿐이다. 살려 모든 고난과 시련이 주어진데 하여도 말이다


그곳의 모든 생활은 지긋지긋했다. 그곳에 나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내 짧은 그녀의 삶의 끝났을 때 비로소 죽어있었다


가족을 사살한 범인은 끝내 잡히지 못했다.


사람들은 입모아 말했다.


'범인은 이미 죽었어. 그러니 이미 포기해.'


내 세계는 한참 전에 무너졌다. 나는 몇 번이고 다시 일어났지만 세상은 날 가만히 놔두려 하지 않았다


적어도 이곳에선 가능성이 있다. 난 절대 포기하지. 않겠지. 그리고 또다시......


...... 잊어버릴 것이다.

화요일 연재
이전 10화21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