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참새가 지저귀고
파도가 노래하며
모래사막이 춤추는
흐드러지게 핀 만 가지의 꽃들이 지는 계절
혹독한 눈밭을 구르고 굴러오고야 마는 흔하지 않은 쉼
마지막엔 늘 그렇듯 하얀 눈이 소복소복 쌓이고
무너지듯 내리는 서리가 날카로운 빛을 향해 가시를 내디뎌 버리는
한없이 혹독한 그날
더없이 잔인한 날
줄기찬 희망이 대차게 꺾이는 비가 우수수 내리는 밤에
꺼내겠지 지난 모든 계절을
끝나겠지, 모든 날들이
흐드러지게 핀 꽃이 만개해도 돌아보지 않을 거야
풍랑을 스쳐 바위처럼 바스러지겠지
파도가 흔들어 깨울지 몰라
구르고 구른 밭에 온기가 느껴지지 않을까
신나게 손 흔들어 다음을 향해 인사하든
오고야 마는
마지막엔 줄기차게 웃고 있을 거야
마치 아무 날도 아닌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