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연재 중 11화
라이킷 21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종이 한 장에 불과한 세상아

by 필제 Dec 03. 2024

내가 공허의 허상에서 그림자의 조각에 불과하단 걸 안다


심해의 공허에서, 질서의 음률 속에 갇혀, 심판받는 중이란 것을 안다


여섯 번째 작은 눈물이 흐를 때마다, 전우들의 희생에 의한 피눈물이었다는 것도 안다


그것은


손을 을 만큼 가까이 있고,

닿지 못할 만큼 멀리 있으며


진실과 거짓의 교차점에서, 날 희망이란 이름으로 질식시키려 한다는 것을 안다


발버둥 치는 내 모습이, 한 낯 지나간 무대의 뒤를 밟는 꼭두각시라는 것을 안다


그곳의 그림자는 태양이 되니, 달의 꺼진 모습마저 포용해 주는 그 빛이, 사실 나의 것이란 것도 안다


전부를 알고 있음에도, 속박의 굴레에 묶여 죄인의 심판을 치르고 있으니


세상은 그저 종이 한 장에 불과하리란 것을 나는 안다


진실의 이면은 밖에 있으니


이젠, 위대하고도 존엄한 탄생의 이름을 밝힐 때다

화, 목 연재
이전 10화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