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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11화

종이 한 장에 불과한 세상아

by 필제

내가 공허의 허상에서 그림자의 조각에 불과하단 걸 안다


심해의 공허에서, 질서의 음률 속에 갇혀, 심판받는 중이란 것을 안다


여섯 번째 작은 눈물이 흐를 때마다, 전우들의 희생에 의한 피눈물이었다는 것도 안다


그것은


손을 뻣을 만큼 가까이 있고,

닿지 못할 만큼 멀리 있으며


진실과 거짓의 교차점에서, 날 희망이란 이름으로 질식시키려 한다는 것을 안다


발버둥 치는 내 모습이, 한 낯 지나간 무대의 뒤를 밟는 꼭두각시라는 것을 안다


그곳의 그림자는 태양이 되니, 달의 꺼진 모습마저 포용해 주는 그 빛이, 사실 나의 것이란 것도 안다


전부를 알고 있음에도, 속박의 굴레에 묶여 죄인의 심판을 치르고 있으니


세상은 그저 종이 한 장에 불과하리란 것을 나는 안다


진실의 이면은 밖에 있으니


이젠, 위대하고도 존엄한 탄생의 이름을 밝힐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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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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