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린이'가 되어 돌아오다
올해 건강검진 때 있었던 일이다. 허리둘레를 체크해 주시던 분께서는 수치를 입력하려던 손을 멈칫하셨다. 갑자기 진지해진 표정으로 모니터를 확인하시더니 허리둘레를 다시 확인하셨다. 두 번째에도 같은 숫자가 보이자 조심스레 혹시 체중이 많이 증가했는지 물으셨다. 전년도 검진 결과에 비해 부쩍 늘어난 체중과 허리둘레에 놀라신 듯했다. 나는 멋쩍게 웃으며, "네 좀 많이 쪘죠?"라고 답했다. 하하.
[요알못 아내의 요리 일기]를 시작하고 남편과 나는 외식 대신 집에서 함께 식사하는 시간이 늘었다. 좋아하는 술도 한 잔 곁들이며 여러 메뉴를 도전하고 먹는 재미를 즐기다 보니 자연스레 살이 찐 것이다. 하나 둘 맞지 않는 옷이 늘어나더니 이제는 입을 수 있는 옷이 많이 줄었다. 심지어 신혼여행을 위해 샀던 옷은 1년이 지났을 뿐인데 더 이상 나의 옷이 아니었다(정말 신혼여행 때를 제외하곤 입지도 못한 옷인데...). 내 멘탈을 위해 이 결과는 결혼 생활의 행복한 트로피라고 여기기로 했다 :)
나도 모르게 [요알못 아내의 요리 일기]의 연재가 완료되었다. 솔직하게 고백하면, 첫 브런치 북으로 브런치북에 연재가 30회 제한이 있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완료된 김에 연재 중간에 고민했었던 것처럼 이제 그만할까 잠깐 생각했지만 요리 일기를 통해 얻은 좋은 경험이 많아 도전을 연장하기로 마음을 정했다. 요리할 때마다 브런치북에 들어가 레시피를 확인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되기도 했다. 소고기 미역국은 전복을 넣어 만들기도 하고, 제육볶음은 간장소스와 고추장소스로도 즐겨 보았다. 한동안 김치찜은 우리의 최애 안주로 얼마나 자주 요리했는지도 모르겠다.
중간중간 적어주시는 따뜻한 댓글들도 힘이 되었다(고맙습니다♡). 요리 선배님과 동료들의 응원을 품에 안고, 요알못에서 요린이로 성장한 두 번째 요리 일기를 시작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