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호박 단호박 :)
요리 레벨이 상승함에 따라(?) 엄마가 요리 재료를 자꾸 하나씩 건네주신다. "단호박 하나 가져가서 요리해 먹으렴."이라는 말씀에 내가 '단호박'으로 "아니에요, 저 호박 안 좋아하잖아요."하고 답하자 "네 남편은 좋아하잖아. 너 말고 네 서방 해줘."라며 단호박 튀김도 먹지 않는 나에게 결국 단호박을 손에 쥐어 주셨다.
호박에도 종류가 참 다양하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 겨울호박 중 맛이 달다 하여 이름이 지어진 단호박. 호박과 단호박은 맛이 다르고, 단호박은 이름부터 달지 않냐며 스스로를 다독이며 쌀쌀해진 날씨에도 잘 어울릴 듯한 단호박 스프를 해 보기로 했다. (사실 그나마 호박 맛이 조금 덜 날 것 같다는 생각이 컸다:D)
사용한 재료
단호박 1개
양파 1/3~1/4개
슬라이스 치즈 1/2장
버터 10gx2개
물 약 50ml
우유 약 150ml
소금 1꼬집
설탕 1스푼
후추 조금
우선 단호박을 깨끗이 닦은 후 전자레인지에 약 3분 정도 돌려준다. 아주 뜨겁기 때문이 전자레인지에서 꺼낼 때 조심하기! 꺼낸 단호박은 식혀준 뒤 조리를 시작한다.
만질 수 있을 정도로 식으면 반으로 자른 후 속을 파낸다. 꼭지도 예쁘게 잘라준다.
색감&식감을 위해 단호박 껍질은 제거해 준다. 양파도 미리 썰어주기. (단호박과 양파 모두 나중에 블렌더에 갈 예정으로 모양은 편하게 잘라도 무관)
팬에 버터를 넣은 후 썰아둔 양파를 볶아준다.
양파가 살짝 익으면 단호박과 물(조금)을 넣은 후 뚜껑을 닫아 찌듯 익혀준다.
단호박이 푹 익을 때까지 기다린다.
우유를 추가해 블랜더로 곱게 갈아주기! (나는 핸드블랜더가 없어 일반블랜더를 사용했다)
치즈, 버터, 소금, 설탕, 후추를 넣은 후 바닥에 눌지 않도록 계속 저어주며 원하는 스프 농도가 나올 때까지 끓여준다.
접시에 예쁘게 내오면 완성!
단호박 스프는 예상대로 이름처럼 달았다. 예상하지 못한 것은 남편과 더불어 나 역시 그릇 바닥을 스푼으로 긁으며 다 먹었다는 것이다. 스프다 보니 버터와 우유의 풍미가 나면서 굉장히 부드럽게 넘어갔고, 속도 편했다. 간단하게 먹거나 소화불량일 때, 혹은 나처럼 호박에 거부감이 있으신 분들은 스프로 첫 만남을 시도해 보아도 좋을 것 같았다.
날씨가 점점 추워지는 요즘, 따뜻한 스프 한 그릇에 빵 한 조각이면 나름 겨울느낌을 낼 수 있겠다:)
+덧)
후추... 크림스프 생각하면서 후추를 넣었는데... 웬걸... 먹음직스러워 보이기는커녕 비주얼이 안 예뻐서 깜짝 놀랐다. 고운 후추를 살짝만 뿌리거나 파슬리 같은 친구들을 넣어야 더 예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