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19, 2025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

by 헤매이는 자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그녀는 나와 여행 후 이번주 처음으로 풀타임으로 업무에 복귀해서 열심히 일했다.

정말 오랜만에 홀로 집에서 종일 '늘어져' 있었는데, '망했다' 며 농담 반으로 우울하단다.


그러나 나는, 푹 쉬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행복해진다.

스스로 자책하면서도, 살바도르 달리의 녹아내리는 시계처럼 침대와 한 몸이 되는 그녀를 떠올린다.

섹시하다. 정말 세상에서 제일 매력 있다.

흠, 나는 좀 이상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그녀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집에서 뒹굴거렸던 날이 문득 떠올랐다.

우리는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 주중이고 주말이고 바쁘게 지내지만,

주말에 하루 날을 잡아 함께 빈둥거려 봤는데, 눈 깜짝할 새에 시간이 흘러서 깜짝 놀랐다.


그녀를 만나고 절실히 느끼고 배운 것은, 세상 모든 것은 상대적이고, 보기 나름이란 것이다.

그녀와 있으면 무얼 하든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가고, 1분 1초가 너무나 아깝고 소중하다.

그녀를 보고 있지 않으면 시간이 너무나 느리게 흘러간다. 보고 싶어 미칠 지경이다.


그녀를 모르던 때에는 파란 하늘이 존재하는지도 모르고 살았다.

그녀와 함께 걷다 보니, 어딜 가든 하늘이 너무나 아름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어떤 구름도, 그 어떤 날씨도, 그녀의 곁에선 즐거운 것이었다.


시간도, 날씨도, 세상 모든 현상이 '보기 나름' 이지만, 감정이야말로 더욱 그렇다.

내가 우울하다고 세상 그 어떤 것도 바뀌지 않았다.

내가 눈물을 흘린다고, 그 누구도 같이 울어주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를 만난 뒤, 내가 조금이라도 우울할 땐 그녀의 목소리가 나를 달래줬다.

그리고 그녀의 사랑은, 세상이 바뀌지 않는 것만큼이나, 변하지 않았다.

나의 '우울함' 이란 감정이란, 그녀의 앞에서는 필요없는 것이었고, 있을 자리가 없는 것이었다.


최근 브런치에 매일 글을 쓰는 것과, 카카오톡으로 러브레터를 남기는 것 외에,

새로운 루틴으로 그녀가 사준 흰둥이스러운 노트에 매일 손으로 편지를 쓰고 있다.

이틀전 우울했을 때는 아래와 같이 썼다.


7월 17일

오늘은 확실히 기분이 우울한 날이었다

내 자신이 얼마나 우울한지 들여다보니,

내가 그녀를 정말 사랑하는구나- 도 느끼고

그녀 없이 어떻게 살아왔지- 하는 생각도 든다

... 그래서 좋은 날이다.


자칭 "할머니 입맛" 이라는 그녀는 저녁에는 찐 옥수수를 사먹을까 하고 마트에 들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어제부터 먹고 싶었던 찐 옥수수를 팔지 않는다. 진심으로 슬퍼하는 그녀.


같이 있었다면 어딜 달려가서든 내가 직접 구해다줬을텐데.

앞으로 그녀가 먹고 싶다는 음식은 언제 어디서든 무조건 최선을 다해 가져다주리라 다짐해 본다.


세상 모든 현상은 상대적인 것이라는 걸,

절대적인 사랑으로 가르쳐준 그녀.


그녀는 세상에서 절대로 제일 아름다운 사람이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에.




오늘의 그녀는 바쁜 한 주를 보내고 푹 쉬는 모습을 안아주고 싶었고,

1초 이상 우울해하지 않는 모습을 본받고 싶었고,

한결 같은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keyword
이전 12화July 18,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