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y 18, 2025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

by 헤매이는 자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잠들기 직전 그녀의 목소리를 들었다.

일어나자마자 그녀의 목소리를 들었다.

손이 닿는 거리가 아닌데도, 마치 함께 자고 일어난 것 같았다.

그녀는 내가 평생 들어본 중 가장 예쁜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이미 나의 하루는 그녀의 목소리만큼 싱그럽다.


그녀는 오늘 오랜만에 회사에서 야근을 한다.

그녀는 주변 모든 사람들을 신나게 만드는 재주가 있어서, 동료들도 신나 보인다.

동료들이 부럽다. 그녀와 함께 일할 수 있다니. 그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니.

그녀는 내가 평생 본 사람 중 가장 빛나는 오오라를 가지고 있다.

기분 탓일까. 멀리서도 그녀의 빛이 느껴지는 건.


하루 종일 일하면서, 틈틈이 좋은 책도 읽는다.

오늘 그녀가 읽은 책은 김주혜 씨의 "밤새들의 도시 (City of Night Birds)".

작년에 우리가 함께 읽은 "작은 땅의 야수들" 로 접하게 된 작가이다.

그녀가 먼저 잘 읽은 책을 건네받아 나도 읽을 생각에 설렌다.

교양을 갖춘 그녀 덕에, 나도 교양이란 걸 맛본다.


그녀는 나의 삶을 많이 바꿔놓았다.

나의 몸과 마음을 바꿔놓았고, 나의 현재와 미래를 바꿔놓았다.

내가 요즘 허리가 조금 아픈 것에 대해, 바른자세 교정기를 찾아주는 그녀.

그녀가 물심양면으로 챙겨주는 덕에, 이제는 그녀 없이 살 수 없는 사람이 돼버렸다.

그녀 없이 도대체 어떻게 살았던 걸까.


나도 그녀만큼은 아니어도 최대한 그녀를 도우려 노력한다.

8월에 그녀와 여행할 일정에 맞춰 호텔 예약을 오늘 마쳤다.

그 외에 이메일이라든가, 문서라든가, 자잘한 사무도 조금 도와줬을 뿐인데,

그녀는 나를 "든든한 짝꿍" 이라고 불러준다.

더 잘해주고 싶다. 그녀도 나 없이는 살 수 없도록.


야근을 무사히 마치고, 그녀는 회사 문을 폐점하며 퇴근한다.

'소리까지 맛있다!' 고 과장광고를 붙여놓은 꼬깔콘을 하나 들고 퇴근한다.

내가 곁에 있어주지도 못했는데,

"오늘도 너무 고맙고 사랑한다" 고 고백하고 잠드는 그녀.

안고 싶다.


오늘도 그녀에게 너무 고맙고, 그녀를 너무 사랑한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에.




오늘의 그녀는 주변에 빛을 발하는 모습을 안아주고 싶었고,

나를 물심양면으로 챙겨주는 모습을 본받고 싶었고,

나의 작은 도움도 작지 않게 여기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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