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매월 정해진 날에 누구나 월급을 받는다. 월급날을 기점으로 각종 공과금과 카드값이 빠져나가고 나면 진정으로 내가 쓸 수 있는 돈이 남는데 그것 참 초라한 액수다. 거의 용돈 수준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퍼가요~ 퍼가요~
가끔은 야속하게 느껴지는 4대 보험료와 세금도 너무 많은 것 같다. 입사할 때 약속했던 연봉이 그대로 입금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미 인지했지만 현실로 마주치는 통장의 잔액은 민망하기 짝이 없다. 상투적인 표현으로 쥐꼬리 같은 월급이라는 말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느껴지는 지점이라 하겠다.
직장을 다니다 보면 퇴사를 결심할 때도 있고, 그것을 이루어 낼 때도 있다. 퇴사와 이직의 사이에 백수로 지낸 시간이 존재했다. 이때가 비로소 월급의 중요성을 제대로 실감하는 때라고 하겠다. 이것저것 다 퍼가고 남은 액수가 적다고 투덜댈 일이 아니다. 퍼갈 돈도 없는 현실이라는 것은 아직 생기지도 않은 미래의 돈을 끌어당기게 하는 상황이 온다. 신용 카드를 쓰게 한단 말이다.
신용 카드를 쓴다는 말은 미래의 내가 벌 예정인 돈을 미리 당겨서 쓰는 것을 의미한다. 계속해서 일을 해서 근로의 대가로 돈을 벌 때는 문제가 안 된다. 하지만 퇴사를 한다면 그 상황은 어려워진다. 매달 나가는 할부금이라던지, 이미 써버린 결제대금이 청구가 된다. 돈의 순환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한 군데에서 막혀버리면 곤란하다. 그러니 퇴사를 결심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
요즘 너무 불경기가 심하다고 한다. 존버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더구나 나처럼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라면 맞벌이라 하더라도 열심히 일을 해야 한다. 내 연봉을 늘릴 수 있다면 너무 좋겠지만 마음가짐을 고쳐보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 다들 퍼가서 남은 나의 월급의 잔액이 적더라도 일단은 나를 위한 칭찬 한 마디를 준비하자. 이번 달을 잘 살아낸 나에게 셀프 쓰담쓰담도 표현을 해 보는 거다. 이번 달에 일을 열심히 해내었기에 각종 공과금과 세금을 낼 수가 있었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주어진 상상황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하더라도 투덜대기보다는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는 자세가 중요하겠다. 그리고 다음 달에도 월급을 받을 수 있게 최선을 다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