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고를 하기 전 우선 내가 내 글을 평가함에 있어서 평정심을 가져야 한다. 객관적으로 편집자의 마음을 장착한 채로 매의 눈으로 내 원고를 바라봐야 한다.
그! 런! 데! 내 원고를 객관적으로 보는 것은 참 쉽지가 않다. 다른 작가님들도 그런지 모르겠다. 어쩜. 내가 쓴 글 맞나? 가끔씩 위트 있는 문장과 허를 치는 반전으로 다시 봐도 잘 썼구나 싶은 글이구나. 퇴고를 해야 하는데 어디서부터 손을 봐야 할지 모르겠다. 내 글에 내가 취하는 것이 이런 상황인 걸까?
더군다나 오랜만에 본 내 글들을 보고 있노라면 잊고 있었던 예전의 시간들이 새록새록 기억이 나더니 급기야는 눈물이 주르륵 흐르기도 한다. 주책맞음의 끝이라고나 할까. 과거의 내 생각을 버무려서 쓴 글이니 현재의 내가 읽어도 공감을 하면서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읽고 있다. 객관성이란 제로에 가깝겠다.
이렇게 반해버린 내 글은 퇴고를 무려 다섯 번이나 더 했다. 가뜩이나 안구건조증이 장책된 나의 흰자위는 시뻘게지고 있다. 노트북의 원고를 수정하고, 전체를 프린트했고, 다시 고치고 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혼자서 퇴고를 열심히 하고 있다. 이러기를 여러 번. 드디어 때가 된 것 같다.
며칠을 고민하던 중 드디어 투고를 하기로 결정을 했다.
나의 결심과 현실은 동시에 진행을 하지는 못했다.
투고를 하려면 필요한 것들이 있었다. 출간계획서, 목차, 초고. 이 세 가지가 있어야 한단다.
산 넘어 또 산이구나. 책 한 권 내는 과정이 이리도 힘들어서야. 처음 가는 길은 이토록 험하고 힘들구나. 그렇다고 안 가볼 내가 아니다. 일단 전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