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가게 그곳에는 삶이 있다.

7. 그들은 하루의 단골이 되었다.

by 엠제이

강아지를 안고 선 송희 씨가 커피를 사러 왔다.

어릴 적 개한테 물린 적 있는 나는 크든 작든 나에게 개는 무서운 존재인걸 아는 송희 씨는 꼭 강아지를 안고 언제나 씩씩한 목소리로 따뜻한 아메리카노 주문한다.

사장님 이제 당분간 강아지 못 데려 와요

그게 무슨 소리예요


임신했어요 저 임신했어요 8주 지났는데 친정엄마가 아지 친정에 데려다 놓으라 해서 친정에 가요


와 잘됐어요 진짜 축하해요 우와 진짜


사장님 저 아들이래요 남편이랑 딸이기를 바랐는데 저 몸조리하고 커피 마시러 나올게요


항상 밝은 송희 씨는 진짜 삼칠일이 지나자마자 아기를 안고 나타났다.

사장님 저 답답해 미치는 줄 알았어요 이제 살 거 같네요 아메리카노 주세요


마셔도 돼? 모유 안 먹여?


괜찮아요 우유 먹어요


그날 이후 송희 씨는 매일 아기를 안고 나왔다. 그러면 가게 손님들이 한 번씩 아기를 안고 싶어서 손을 내밀면 젊은 송희 씨가 싫어할 줄 알았는데 괜찮다고 아기를 건넸다.


아유 이놈 아빠랑 똑같네

00아 이모랑 꽃구경하자 자 엄마 커피 마시게 이모랑 나가보자


4살이 된 00 이는 다음 달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게 되어 아직 어린이집에 다니지 않고 있다.

00 이가 4살까지 다닌 하루유치원

매일 송희씨 손을 잡고 가게에 나온 하루이모바라기

꽃에 물을 주고 있으면 멀리서 이모 이모 하루이모라고 뛰어온다.


이모 내가 물 물

알았어 자

00아 이모가 비 내려줄게 우산 써보자


아이 셋을 키운 나는 아직 어린이집 다니지 않는 00 이가 심심하지 않게 큰 초록우산을 펼쳐주며 우산 위로 비를 내려준다.


쨍쨍한 날씨에 00 이가 쓴 우산에만 비가 내리니 너무나 좋아한다.

00아 이리 와봐 이건 무스카리꽃이고 이건 비올라 이건 장미 이건 메리골드

와 이모 이모 하루이모 이건 하루꽃이야?


이제 00 이가 초등1학년이 되었다. 축구선수가 꿈이라고 축구클럽에 들어가 신나게 재빠르게 두발을 움직이고 있단다.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갔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가게에 들러 이야기를 나누다가 00 이가 하교하기 전 송희 씨는 엄마 모드로 돌아간다.


사장님 삼성경기가 안 좋나 봐요 남편일이 이번 주까지 정리하라고 위에서 내려왔대요

삼성뿐 아니라 전체적인 경기가 안 좋긴 하는데 어떻게 00 아빤 괜찮아?

어쩔 수 없죠 철수하라고 하니

그래 조금 있다 보면 다 풀리거야 나봐 봐 가게도 이런데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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