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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카롱 Nov 29. 2024

어서 와, GoldCoast Big4는 처음이지?

나도 즐겨보자 Holiday Park

4시간을 달려 드디어 도착한 골드코스트 big4캠핑장.

이곳에 오기 위해 이번 캠핑을 계획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호주 곳곳에는 Holiday Park라는 이름으로 캠핑장이 무수히 많은데, 그중에서도 Big4 Holiday Park는 호주 전역에 위치하고 있고 다양한 종류의 숙박시설이 있다. 가족친화적인 캐빈 숙박시설, 카라반 사이트, 캠핑 사이트. 부대시설로는 수영장, 바베큐장, 다양한 액티비티를 시설 안에서 즐길 수 있다. 멤버십에 가입하면 다양한 혜택을 받아 볼 수 있으니, 호주에서 캠핑을 계획한다면 무조건 가입하기를.

  

골드코스트에 위치한  Big4 Holiday Park는 아이들과 가족캠핑하기에 너무 좋은 손에 꼽히는 유명한 캠핑이다. 캠핑장 안엔 없는 것이 없었다. 수영장은 워터파크 수준이었고, 키즈카페 같은 놀이공간, 넓은 잔디, 다양한 액티비티를 제공하는 센터, 카페테리아등 작은 마을 같았다. 

우리가 예약한 캠핑사이트는 무려 개별 화장실과 샤워실이 딸린 곳이었다. 캠핑을 준비하며 가장 우려스러웠던 부분이 바로 화장실과 샤워공간이었다. 일반 사이트보다 가격이 비쌌지만, 이곳에 오래 머무르는 만큼 아이들과 편안하게 즐기고 싶었다. 그리고 개별 화장실을 갖춘 캠핑사이트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원한다면 빠른 예약은 필수다. 




골드코스트는 서퍼들의 도시답게 뜨거운 태양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불과 어제만 해도 폭우가 쏟아졌던지라 뜨거운 햇볕이 반갑기만 했다. 4시간을 달려온 피로가 싹 풀리는 듯했다. 

4월의 호주는 계절상 봄이었지만, 꽤 위쪽에 위치한 골드코스트의 4월은 낮 기온이 무려 31도에 이르렀다. 

물놀이하기에 너무 좋은 날씨 아닌가. 


"우와~ 여기 엄청 좋다"

"우리 빨리 수영하러 가자"

"빨리빨리"

"빨리 수영하러 가고 싶어"


더운 날 아이들과의 여행에서 물놀이는 필수임을 알기에 자연스럽게 수영복 짐꾸러미를 찾았고, 아이들은 수영복으로 갈아입기에 혈안이 되어 있었다. 

일단, 이 아이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나 혼자 애 둘을 데리고 수영장으로 향하고, 그 사이 신랑은 캠핑 장비를 세팅하기로 했다. 

수영장으로 향하는 길 곳곳에 자리 잡은 다양한 캠핑족들의 캠핑카를 구경하는 게 너무 재밌어서 더 오랫동안 지켜보고 싶었지만, 아이들 등쌀에 빨리 발걸음을 재촉할 수밖에 없었다. 


캠핑장 내 위치한 워터파크 


아이들에 특화된 캠핑장답게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 캠핑객들이 대부분이었다. 

그야말로 아이들에겐 천국 같은 곳. 

9살이었던 큰 딸은 물을 보자마자 풍덩. 그때만 해도 수영을 할 수 있진 않았지만, 워낙 물을 좋아하는 아이이기에 그냥 냅다 뛰어들기부터 했다. 점프하고 놀고 잠수하고 놀고 혼자서도 너무 잘 노는 큰딸.

반면 우리 겁쟁이 둘째 딸은 내 옆을 벗어나지 않는다. 물놀이는 하고 싶지만 물은 무섭고, 차가운 물속에 몸을 푹 담가도 싫은 것이다. 

'그래~ 넌 나랑 자쿠지 풀에 들어가자꾸나.'


그렇게 한참을 언니 노는 것을 지켜보다 구세주 아빠의 등장으로 우리 가족은 자연스럽게 성향에 맞는 사람들끼리 짝지어 찢어졌다. 물놀이를 너무 좋아하고 겁이 없는 첫째와 남편, 물이 싫진 않지만 차가운 물은 싫은 겁 많은 겁쟁이 둘째와 나. 사이좋게 한 명의 짝이 생겨서 얼마나 다행인가. 하나만 낳았으면 한 명은 소외될 뻔.


수영장과 저 멀리 자쿠지풀 


성향은 나를 닮은 둘째와 남편을 닮은 첫째. 

기질은 나를 닮은 첫째와 남편을 닮은 둘째.


아이를 키우면서 유전자의 신비를 많이 느끼게 된다. 

'어떻게 이런 것까지 닮지?' 

'진짜 소름이다.'


나를 닮은 너를 보며, 나와 다른 너를 만나는 육아를 하면서 사람에 대한 이해도를 넓혀가는 것 같다. 

내 아이는 나의 생물학적인 유전자를 받았을 뿐, 전혀 다른 인격체임을 항상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내 생각과 경험치로 아이를 판단하고 한계를 짓지 말아야지.'

'그저 옆에서 잘 관찰하고 함께 손잡고 나아가며 나에게 온 손님처럼 귀하게 대하고 떠나보내줘야지.' 





대형 방방이에 모인 아이들. 

머리 색깔도 피부 색깔도 모두 다 다른 아이들이 한데 어우러져 깔깔대며 신나게 방방 뛰어다녔다. 

해는 저물어가고 있었고, 낮게 깔린 햇살이 방방이를 붉게 물들였다. 

순간, 내가 이런 곳에 와 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 뛰노는 모습이 눈물 나게 아름다웠고, 풍경은 경이로웠다. 고작 방방이를 보고말이다. 


매일 아이들이 출근도장 찍은 대형 방방이


사람이 행복함을 느끼는 순간은 이렇게 단순한 것 같다. 우리 삶에 대단한 일은 흔히 일어나는 일이 아니고 일어난다 하더라고 이벤트 같은 것이기에 가슴 벅찬 행복감을 느끼진 못 하는 것 같다. 

오히려 행복은 아주 소소한 것에서 느끼게 되고 거기서 오는 행복감이 마음속에 진한 여운으로 남는 것 같다. 

우리는 살면서 이런 소소하지만 큰 행복감을 얼마나 느끼고 살고 있는가. 


앞으로 남은 긴 캠핑기간 동안 소소한 행복을 찾아 느끼고 그것에 감사할 줄 아는 어른이길. 

슬기로운 캠핑생활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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