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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남은 너무 어려워

초등 마지막 새 학기 첫날

by 초코파이 Mar 05. 2025


새 학기의 첫날.


지금까지는 개학 1주일 전에 반편성을 알려주었었는데,

올해부터는 새 학기가 시작되는 날에 반을 알려준다니,

아들은 주문을 외우듯 좋은 선생님과 친한 친구와 같은 반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중얼거리다가 헐레벌떡

등굣길에 나섰다.


개학식과 방학식 날에는 늘 오전 수업을 마치고 점심을 먹고 하교하던 것이 국룰이었는데,

이번에는 예외였다.


띵동- 문자가 도착했다.

6학년들은 오후에 있을 입학식을 참석하고 식이 끝난후에 하교한다는 학교 알람이었다.


마치 식당에서 서비스 음식을 받은 것처럼 행복한 미소가 번졌다.

하지만 그 사실을 등교 전날 알게 된 아들은 번개를 맞은 듯 할말을  잃었고,

불합리한 학교의 처우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그럼에도 나는 온화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

엄마로서 바꿔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기에, 애처로운 눈빛으로 아들을 위로했다.


초등 입학식이라니...  5년 전 그때가 생각난다.

2020년 3월,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입학식을 치렀던 아들.


화상으로 어설프게 초등학교 입학식을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질병으로 일상이 무너졌던 그 시기.

모두가 처음 겪는 일이었기에 새로운 관문  하나하나를 넘는데 시간이 걸렸다.


그런 시간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학교에서 최고학년이 되어 6학년이 되었다.

왜 그런지 중학교 입학보다 더 마음이 찡해온다.


오늘 반 배정 결과,

1학년 때  담임이셨던 이미영 선생님이 초등 마지막 1년의 담임으로 다시 만나게 되었다.

낯설었던 1학년, 처음 선생님을 줌 화면으로 만나고  대면으로 가끔씩 봤던 시기.

그 아쉬움을 올해 선생님과 다시 함께하며 덜어낼 수 있을 것 같다.


집으로 돌아와서 선생님도 좋고 같은 반 친구들도 마음에 든다고 말하는 너를 보며,

남은 1년 후회 없이 즐기며 학교 생활을 만끽할 수 있기를 엄마가 응원해 본다.



빛나는 한 해가 되길!


** 글을 쓰면서 1학년의 추억 사진을 찾아보니 잊고 있었던 일들이 모두 꺼내졌다.

    아들아.. 넌 그때도 엉뚱하면서도 자기 생각은 확실했었구나 X.X


초등 입학 처음으로 쓴 굿네이버스 편지. 이때도 Money Flex를 알았네..
(좌) 기분 좋은날 그린 그림인 듯.  (우) 기분 안좋은 날 그린 그림. 돼지만 웃고있네. 하하하 :)


1학년 마지막 날 선생님께 쓴 편지와... 선...물...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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