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마지막 새 학기 첫날
새 학기의 첫날.
지금까지는 개학 1주일 전에 반편성을 알려주었었는데,
올해부터는 새 학기가 시작되는 날에 반을 알려준다니,
아들은 주문을 외우듯 좋은 선생님과 친한 친구와 같은 반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중얼거리다가 헐레벌떡
등굣길에 나섰다.
개학식과 방학식 날에는 늘 오전 수업을 마치고 점심을 먹고 하교하던 것이 국룰이었는데,
이번에는 예외였다.
띵동- 문자가 도착했다.
6학년들은 오후에 있을 입학식을 참석하고 식이 끝난후에 하교한다는 학교 알람이었다.
마치 식당에서 서비스 음식을 받은 것처럼 행복한 미소가 번졌다.
하지만 그 사실을 등교 전날 알게 된 아들은 번개를 맞은 듯 할말을 잃었고,
불합리한 학교의 처우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그럼에도 나는 온화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
엄마로서 바꿔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기에, 애처로운 눈빛으로 아들을 위로했다.
초등 입학식이라니... 5년 전 그때가 생각난다.
2020년 3월,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입학식을 치렀던 아들.
화상으로 어설프게 초등학교 입학식을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질병으로 일상이 무너졌던 그 시기.
모두가 처음 겪는 일이었기에 새로운 관문 하나하나를 넘는데 시간이 걸렸다.
그런 시간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학교에서 최고학년이 되어 6학년이 되었다.
왜 그런지 중학교 입학보다 더 마음이 찡해온다.
오늘 반 배정 결과,
1학년 때 담임이셨던 이미영 선생님이 초등 마지막 1년의 담임으로 다시 만나게 되었다.
낯설었던 1학년, 처음 선생님을 줌 화면으로 만나고 대면으로 가끔씩 봤던 시기.
그 아쉬움을 올해 선생님과 다시 함께하며 덜어낼 수 있을 것 같다.
집으로 돌아와서 선생님도 좋고 같은 반 친구들도 마음에 든다고 말하는 너를 보며,
남은 1년 후회 없이 즐기며 학교 생활을 만끽할 수 있기를 엄마가 응원해 본다.
빛나는 한 해가 되길!
** 글을 쓰면서 1학년의 추억 사진을 찾아보니 잊고 있었던 일들이 모두 꺼내졌다.
아들아.. 넌 그때도 엉뚱하면서도 자기 생각은 확실했었구나 X.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