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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위에 글 Nov 29. 2024

너를 처음 만나던 날 

나는 수줍게 빛나는 샛별이 되어

조심스레 네 곁에서 작은 빛으로 다가가고


너를 조금씩 알아가던 날

나는 은은하게 빛나는 은별이 되어

우리의 이야기 속에서 잔잔하게 빛을 더해가고


네가 점점 좋아지던 날

나는 순수하게 빛나는 하얀 별이 되어 

너의 눈동자 속에 몰래 스며들어 초롱한 빛을 가득 채우고


너를 사랑하게 되던 날

나는 강렬하게 빛나는 붉은 별이 되어

너를 향한 열망으로 뜨거운 빛을 모두 태워 쏟아내고


그리고,

어느날,

무료함이 남몰래 찾아와,


너의 사랑이 식어가던 날

나는 바람 속에 정처 없이 흔들리는 바람별이 되어

너를 향한 슬픔 속에 흐르는 눈물로 빛이 희미해져 가고


네가 말없이 떠나가던 날

나는 빛을 잃어가는 별똥별이 되어

길을 잃은 채 어둠 속으로 천천히 사라져 가고


네가 떠나가고 없는 날

나는 홀로 외롭게 빛나는 고독별이 되어

텅 빈 밤하늘에 외로이 남은 빛으로 네 이름을 속삭이고


네가 너무 그리운 날

나는 여전히 마음속에 빛나는 그리움별이 되어

너의 흔적을 묻고 아득히 먼 곳에서 너를 그리는 별이 된다



* 위 '별'은

'반딧불(황가람)' 제목의 노래를 우연히 들은 후 영감을 얻었습니다. 가사가 너무 슬프도록 아름답네요.

아직 듣지 못하신 독자님들은 한번 들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반딧불(황가람)')을 클릭하시면 링크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

하늘에서 떨어진 별인 줄 알았어요

소원을 들어주는 작은 별

몰랐어요 난 내가 개똥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나는 빛날 테니까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

한참 동안 찾았던 내 손톱

하늘로 올라가 초승달 돼 버렸지

주워 담을 수도 없게 너무 멀리 갔죠

누가 저기 걸어놨어 누가 저기 걸어놨어

우주에서 무주로 날아온

밤하늘의 별들이 반딧불이 돼 버렸지

내가 널 만난 것처럼 마치 약속한 것처럼

나는 다시 태어났지 나는 다시 태어났지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

하늘에서 떨어진 별인 줄 알았어요

소원을 들어주는 작은 별

몰랐어요 난 내가 개똥벌레란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나는 빛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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