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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위에 글 Dec 01. 2024

다행이다

이별하는 날

다행이다

밤새 내리던 장대비가 그쳐

새로 산 치마를 입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밤새 이루지 못한 잠에도 얼굴이 붓지 않아

아껴둔 화장이 고르게 스며들어서


다행이다

밤새 흘린 눈물에도 눈이 충혈되지 않아

칙칙한 안경 대신에 고운 렌즈를 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엉킨 머리카락이 산뜻하게 풀려

네가 선물한 예쁜 머리끈으로 묶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내 모습이

너에게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을 수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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